우리 아이에게 날마다 해주는 여섯 가지 말

나는 참는 아이 - 쉼표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자주 드는 생각은,
“이 세상은 너무 빠르고, 너무 복잡하구나.”입니다.

우리 아이처럼 감각이 예민하거나,
느림의 리듬을 가진 아이,
감정을 곧이곧대로 말하는 아이는
그 복잡함 속에서 자꾸 상처받고, 오해받고, 지칩니다.

부모로서 세상을 바꿀 수는 없지만
세상에 나갈 아이 손에
작은 연습 한 줄씩은 꼭 쥐여주고 싶었어요.

제가 아이에게 자꾸만 다시 꺼내게 되는
여섯 가지 말을 정리해봤습니다.



1. “넌 이상한 게 아니야. 그냥 좀 다른 거야.”

솔직히 말하면,
남들과 다른 속도의 아이를 키운다는 건
쉽지 않아요.
다른 아이들은 눈치껏 받아들이는 것도
한 번 더 설명해줘야 하고,
지금 하지 말아야 할 것도
왜 그런지를 먼저 알려줘야 하죠.

그걸 매번 설명해야 하니까
부모도, 아이도 같이 지칩니다.

그래서 자꾸 “너는 왜 그래?”,
심하면 “좀 이상한 거 아냐?” 같은 말을 듣게 되죠.

근데 그런 말이 반복되면
아이는 자기가 진짜 이상한 줄 알아요.

우리가 먼저 기준을 잡아줘야 해요.
“그건 그냥 달라서 그런 거야.
잘못된 게 아니야.”
이 말을 믿기 시작하면,
자기 자신을 덜 미워하게 돼요.

→ 아이에게 이렇게 말해요:
“넌 남들보다 좀 다르게 움직이고 생각하는 거야.
이상한 게 아니라, 너만의 방식이 있는 거야.”



2. “왜 화났는지 아무 말도 안 하면,
사람들은 잘 몰라.”

우리 아이들, 화날 땐 말보다 행동이 먼저 나가요.
버럭하거나 소리를 지르고, 갑자기 뛰쳐나가죠.
근데 그렇게 하면
사람들은 그 마음을 못 알아듣고
그냥 예민하거나 버릇없는 애로만 봐요.

억울하겠지만, 그게 현실이에요.

그래서 알려줘야 해요.
“속상하면, ‘속상해요’라고 말해도 괜찮다.”
이 한마디가 아이를 오해에서 건져줍니다.

→ 아이에게 이렇게 말해요:
“너무 화났을 땐 그냥 ‘속상해요’라고 말해줘.
말 안 하면 사람들은 잘 몰라.
왜 화났는지 알려주면, 덜 오해할 수 있어.”



3. “실수해도 돼. 하지만 일부러 한 행동은
실수가 아니야.”

실수는 누구나 해요.
근데 뭐든 다 실수로 넘기면
책임이라는 걸 못 배우게 돼요.

물건 던졌는데 “실수였어요.”
친구한테 욕해놓고 “그럴 의도는 없었어요.”
— 이런 건 실수가 아니라 감정을 조절하지 못한 행동이에요.

실수는 틀릴 수 있다는 뜻이지,
뭘 해도 괜찮다는 말은 아니에요.

→ 아이에게 이렇게 말해요:
“틀릴 수도 있어. 실수는 괜찮아.
근데 일부러 물건 던지거나 화낸 건 실수 아니야.
그럴 땐 ‘화나서 그랬어’라고 말해줘. 엄마,아빠가 같이 고쳐줄게.”



4. “사람들은 다 너처럼 진심으로 말하지 않아.”

세상이 그래요. 어른만 그런 게 아니라, 아이들도 그래요.
“진짜 재밌다~” 해놓고 금방 딴 말 하고,
“우리 친하지?” 해놓고는 곧바로 거리 두는 친구도 있어요.

근데 우리 아이들은
그 모든 말을 진짜로 믿어요.

그 말 한마디가 전부인 줄 알고
기뻐하거나, 실망하거나, 상처받죠.

그래서 알려줘야 해요.
“모든 말이 마음에서 나온 건 아닐 수 있다.”
그래야 혼자만 진심인 줄 알고 다치지 않아요.

→ 아이에게 이렇게 말해요:
“어떤 사람은 ‘괜찮아~’라고 말하면서 속으로는 안 괜찮을 수도 있어.
그럴 수도 있다는 걸 조금씩 알아가면 좋아.
그러니까 그 말 때문에 네 마음이 너무 아프지 않았으면 해.”


5. “모든 사람이 너를 좋아할 순 없어.
그건 너 때문이 아니야.”

아이들은 누군가 자신을 멀리하거나
잘 지내던 친구가 갑자기 돌아서면
무조건 자기가 잘못한 줄 알아요.

근데 사실은 그럴 수도 있지만,
그냥 안 맞는 경우도 정말 많아요.

우리가 먼저 말해줘야 해요.
“사람마다 감정의 결이 다르다.
네가 틀려서 그런 게 아니다.”
이걸 알아야
아이도 자기 마음을 덜 미워하게 돼요.

→ 아이에게 이렇게 말해요:
“모든 사람이랑 꼭 친해질 필요는 없어.
근데 너를 편하게 해주는 친구는 꼭 있어.
그 친구랑 있으면 마음이 훨씬 더 가벼울 거야.”


6. “솔직하게 말해줘도 돼. 엄마,아빠는 네 편이야.”

아이들이 거짓말할 때,
그 안엔 대체로 두려움이 있어요.
“이거 말하면 혼날까 봐.”
“실망시킬까 봐.”
그러니까 사실을 덮고 아닌 척해요.

하지만 그럴수록 엄마는 더 화나고,
아이는 더 멀어지죠.

그래서 먼저 말해줘야 해요.
“실수해도 괜찮고, 말해도 괜찮다.”
이 말이 먼저 들려야
아이도 결국 자기 입으로 말하게 됩니다.

→ 아이에게 이렇게 말해요:
“혹시 실수했으면 그냥 말해줘.
엄마,아빠는 화내려고 하는 게 아니야.
네가 솔직하게 말해줘도, 엄마,아빠는 널 똑같이 좋아해.”



아이를 세상에 보내는 건
그냥 가방 메고 학교에 보내는 일이 아니더라고요.
조금 덜 아프게, 조금 덜 억울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말 한 줄, 태도 한 조각을 손에 쥐여주는 일이더라고요.

부드럽게 말하는 법,
불편할 땐 멈추는 법,
상처받고도 자기 마음을 지킬 수 있는 법.

그런 것들을 아이에게 하나씩 알려주는 게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사랑인 것 같아요.

이 글이 오늘,
마음 어딘가에 조용히 머물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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