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에서 솔방울과 놀다
유아숲 지도사 과정을 공부하며
재미있는 수업이야기
봄이라기에는 좀 이른 쌀쌀한 토요일이다. 특별한 준비물 없이 간단한 복장으로 청량산 유아 숲 체험원 소나무 숲 평지에 둥그렇게 모여 섰다. 주위에 흩어져 있는 솔방울 중 마음에 드는 것으로 골라 주워 오란 강사님의 지시가 떨어졌다. 아이들처럼 신난 교육생들이 이리저리 흩어져 예쁜 솔방울을 웃옷 앞자락과 주머니에 한가득 주워 왔다. 강사님이 미리 밧줄로 동그랗게 만들어 놓은 곳에 솔방울이 수북이 쌓였다. 호기심 어린 눈을 반짝이며 둘러서서 다음의 지령을 기다리고 있다. 순수한 그 모습을 보니 입가에 미소가 번지며 행복해진다.
다음은 수북이 쌓인 솔방울 중 가장 큰 솔방울 하나를 골라냈다. 그리고는 차례대로 쌓아놓은 솔방울을 위에서 세게 내리쳐내 밧줄 밖으로 떨어져 나온 솔방울을 가져온다. 일명 “솔방울 따먹기” 게임이다. 다들 진지하다. 어느 각도에서 던져야 더 많이 떨어트릴 수 있을지 나름 요리조리 머리를 굴리며 생각하는 모습은 게임에 정말 진심이다. 어느 친구는 우수수 떨어트려 많이 주워오는 친구도 있는가 하면 솔방울을 잘 못 던져 한 개의 솔방울도 못 가져가는 친구도 있다. 많이 떨어트려 많이 가져가는 친구를 보면 축하의 함성과 자기가 가져올 솔방울이 줄어든 아쉬움의 탄성이 함께 뒤 섞여 울려 퍼진다. 모두 긴장과 진지함이 넘쳤던 게임이다.
다음은 두 팀으로 나누어서 하는 팀 게임이다. 팀별로 긴 막대를 숲에서 주워 골프채를 만들다. 솔방울도 동글동글 잘 구를 것 같은 것으로 골라 골프공을 만든다. 골프채로 솔방울을 쳐서 반환점을 릴레이로 돌아오는 게임이다. 서로 이기려 열심히 솔방울을 쳐보지만 솔방울은 마음과 같이 한 곳으로 잘 구르지 않는다. 갑자기 멀리 달아나기도 한다. 골프 게임을 하고 여러 가지 응용 게임도 했다. 집중력과 인내를 요구하는 놀이로 솔방울을 머리 위나 손바닥 위에 올리거나 다양한 방법으로 솔방울을 땅에 떨어트리지 않고 옮기는 게임도 했다. 협동 게임으로는 두 사람이 서로의 몸 중간 어딘가에 솔방울을 끼고 떨어지지 않게 옮기는 게임으로 가족이나 친구들이 협동으로 하면 좋을 게임도 했다.
또 “너구리 똥 누기”라는 이름의 게임은 아이들이 배꼽을 잡을 만한 게임이다. 아이들은 똥이나 방귀 이야기에 쉽게 웃고 재미있어한다. 출발선 맞은편에 화장실을 꾸며놓는다, 양다리 사이, 가지랑 이에 솔방울을 끼고 어기적어기적 아니면 깡충깡충 출발하여 화장실에 솔방울을 퐁당 떨어트리는 게임이다. 어기적어기적 걷는 모습도 재미있고 깡충깡충 뛰는 모습도 재미있다. 더구나 똥 덩이를 화장실에 퐁당 떨어트리거나 화장실 밖으로 굴러 나가는 경우 또 한 번 배꼽이 빠지도록 웃는다.
이렇게 솔방울 만을 가지고 여러 가지의 게임을 하고 나서 마지막으로 가지고 놀던 솔방울과 주위에 널려있는 나뭇가지로 마이크를 만든다. 돌아가며 자기가 만든 솔방울 마이크를 들고 솔방울 놀이의 소감을 발표한다. 솔방울 놀이의 즐거웠던 소감도 발표하고, 또는 다른 게임을 생각해 낸 친구도 있다. 자연 생태 놀이는 이렇듯 자기의 의견을 발표할 수 있는 표현 능력에도 도움이 된다.
지천에 흩어져 있는 솔방울 하나로도 인내와 집중력 협동심도 배워보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자연 생태 놀이는 유아들의 전인적 발달을 돕기에 부족함이 없다. 솔방울의 변신으로 다양한 놀이를 즐기고 나니 우리 주변에 흔하게 널려있는 솔방울과 소나무가 귀하게 느껴진다. 자연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고 자연을 보호하고 가꾸어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마무리 작업으로 솔방울에서 솔 씨를 털어 물에 불려 화분에 심었다. 소나무가 싹을 틔우고 예쁘게 커가는 모습을 상상하며 자연에 한 발자국 더 다가선 행복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