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 숲 체험 지도사 실습을 마치며
긴장과 설렘 속에서 시작했던, 5일간의 “유아 숲 체험 지도사” 현장 실습 과정이 모두 끝났다. 마음이 후련할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하다. 몇 달 전까지 어린이집을 운영하며 아이들을 보아 왔고 실습 교사의 실습 지도도 해본 경험이 여러 번 있다. 자신 있게 잘하리란 자신감을 가졌던 부분도 없지 않았다. 실습생을 지도해 본 경험이 있어 실습생으로서 제대로 해보자 다짐했지만, 과연 그 다짐대로 잘 해냈는지 스스로 의문이 든다.
막상 숲 이란 현장에 들어가 보니 일반 어린이집 교실에서의 상황과는 다소 다르다. 첫째 안전과 기온 변화에 대처가 쉽지 않음도 문제였다. 맨바닥에 앉아서 활동하는 아이들에게 개미가 다리를 타고 올라가면 활동 중에도 개미를 신경 쓰느라 집중을 못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나도 막상 해로운 벌레들이 신경이 쓰였다. 또 여름으로 치닫는 5월 말의 날씨는 더워지기 시작하니 힘이 든다. 그런 속에서도 아이들의 표정은 사각의 콘크리트 안에서와는 사뭇 다르다. 생기가 넘친다. 행복해 보인다. 요즘 “자연 결핍 장애”란 말이 있다. 이렇게 숲에서 자유롭게 뛰어노는 유아들을 보며 좀 더 많은 우리의 아이들이 자연에서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도록 교육제도가 바뀌었으면 싶다.
또한 지도교사님의 열정에 많은 것을 배웠다. 아침 일찍 남들보다 먼저 출근해서 수업 준비 철저히 해놓으시고, 실습생 지도할 것까지 미리 준비해 두시는 치밀함에 생생한 가르침이 되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아이들과 같이 나란히 흙 위에 앉아 흙을 파며 즐겁게 놀이한다. 잔디밭을 달리고 뒹굴며 함께 즐기는 그 모습 자체가 감동이었다. 내가 추구하던 숲 교사의 상으로 모델로 삼고 싶다. 이런 훌륭하신 지도교사님을 만난 것은 나에게 행운이란 생각이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실습 첫날부터 몸에 이상 신호가 왔다. 숲에서 무언가 벌레에 물렸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긴 것이 화근이 되었다. 대상포진이 퍼져버린 것이다. 그렇게 실습 기간 내내 대상포진과 싸우면서 티를 내지 않으려 노력하며 실습은 마무리했지만, 통증 때문에 깊은 잠도 못 자고 힘들어 시연수업과 일지도 흡족하지 못하게 마무리하게 된 점이 안타깝다.
실습생과 유아들에게 진심으로 대해 주시고 활동에 열정적인 본받고 싶은 선생님을 만나 많은 것을 배울 기회였는데 스스로 제대로 잘 해내지 못함이 아쉽고, 아이들과도 마음껏 함께 뛰어놀지 못함 역시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앞으로 내가 “유아 숲 체험 지도사”가 된다면 나의 지도교사님처럼 열정적이고 매사 준비 철저히 하시며 아이들 눈높이를 잘 맞춰주는 닮고 싶은 모델을 찾은 것이 참으로 기쁘며 큰 수확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