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소낙비와 봉선화

나의 작은 화단에 소낙비가

by 예담

여름밤 소낙비와 천둥 번개가 나의 작은 화단에 봉선화를 쓰러트렸다.

마음이 아프다



소낙비와 봉선화


손끝마다 실었던 여린 희망 하나

흙 내음 듬뿍 안고 새 보금자리 내어주었지

작은 화단에 꿈꾸듯 앉아 붉은 꽃망울 터뜨릴 날 기다리던 너


너의 작고 연약한 몸이

혹여 바람에 부러질까 노심초사

안부 묻던 나의 아침


여름 밤하늘이 울고 벼락이 세상을 찢을 듯 내리치네!

창밖 온 세상 흔들며

차가운 울음 토해내던 그 밤 지나고


빗물 고인 흙 위에 처참히 고꾸라진 너의 모습

어제의 고고함은 간데없고 흙투성이 땅에 엎어졌네

찬비처럼 나의 마음에도 시린 눈물 고인다.

keyword
이전 09화내 작은 화단에 피어나는 희망 한 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