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은 화단에 소낙비가
여름밤 소낙비와 천둥 번개가 나의 작은 화단에 봉선화를 쓰러트렸다.
마음이 아프다
소낙비와 봉선화
손끝마다 실었던 여린 희망 하나
흙 내음 듬뿍 안고 새 보금자리 내어주었지
작은 화단에 꿈꾸듯 앉아 붉은 꽃망울 터뜨릴 날 기다리던 너
너의 작고 연약한 몸이
혹여 바람에 부러질까 노심초사
안부 묻던 나의 아침
여름 밤하늘이 울고 벼락이 세상을 찢을 듯 내리치네!
창밖 온 세상 흔들며
차가운 울음 토해내던 그 밤 지나고
빗물 고인 흙 위에 처참히 고꾸라진 너의 모습
어제의 고고함은 간데없고 흙투성이 땅에 엎어졌네
찬비처럼 나의 마음에도 시린 눈물 고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