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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춘한 Oct 18. 2024

노회찬 가치 : 복지

노회찬 전 의원. [사진출처=연합뉴스]

노회찬 전 의원은 2009년 11월 29일 서울시장 후보출마를 선언했다. 서울은 단순한 지역적 행정 단위를 넘어서 한국 정치의 중심지이다. 당연히 단순한 지역구 출마와는 다른 국가적 차원의 의미 있는 도전이었다. 당시 제시된 공약들은 사회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진보적 해법이 담겨있다. 교육, 노동, 보건의료, 주거・교통 등 복지정책들은 전국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모델들이었다.      


노 전 의원은 ‘엄마와 아이가 행복한 서울’을 슬로건으로 보편적 복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노 전 의원은 출마선언에서 “이제 바뀌어야 합니다. 이제 서울에는 완전히 다른 것이 필요합니다. 그것은 시민들의 삶의 여유입니다. 시민들의 삶에서 걱정과 근심을 걷어내는 것입니다. 시민들에게 보편적 복지와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아이에게 복지를 엄마에게 일자리를, 아이와 엄마로부터 시작해서 모두가 행복한 도시 서울. 이것이 제가 만들고자 하는 변하는 서울입니다.”라고 강조했다.      


교육정책으로는 친환경 무상급식, 내 집 앞 국공립 어린이집, 아동수당 지급, 대학등록금 지원 등이 있었다. 노 전 의원은 서울 초등학교, 중학교 학생들에게 친환경 무상급식을 실시하겠다고 했다. 학부모는 연간 45만 원을 절감하고, 급식비를 지원받는 학생들은 마음의 상처를 받는 일이 사라진다는 생각에서였다. 이조차도 당시 보수진영에서는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비난했다.      


국공립 어린이집은 1500개까지 확충하고, 100% 무상 보육을 약속했다. 4세까지는 월 10만 원씩 아동수당을 지급한다고 했다. 기초생활수급권자・차상위계층 대학생 3만여 명에게는 대학등록금 무이자 대출을 해주고, 서울시립대학교 등록금을 학기당 50만 원으로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노동 정책은 복지 일자리 확대, 노동시간 단축,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등이 제시됐다. 노 전 의원은 국공립어린이집, 보건소, 보호자 필요 없는 병원, 작은 도서관 등을 통해 70만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했다. 공공부문에서 비정규직 사용 남용을 막고, 5만 명은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공약했다.      


보건의료정책은 보건소 확충, 아동무상의료 등이 제시됐다. 노 전 의원은 주민의 건강 증진 및 질병 예방 서비스를 제공하는 보건소를 단계적으로 100곳까지 확충하고, 희귀 난치성 질환 지원 등 4세 미만 아동 무상의료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주거・교통 정책은 공공임대주택 확충, 교통비 반값 등을 내걸었다. 노 전 의원은 공공임대주택 10만 호를 공급해 서민 주거안정을 꾀하고, 반값 정기권 도입을 통해 가구당 연 150만 원 정도의 비용을 줄여주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됐는데 공교롭게도 한명숙 민주당 후보와 불과 0.6% 포인트 차이였다. 노 전 의원은 3.3%를 득표했고 단일화를 하지 않았다고 맹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이미 여론조사에서 1・2위 후보 간 격차는 20% 가까이 났었고, 애초에 민주당 측에서 단일화를 제안한 적이 없었다. 노 전 의원은 “제가 얻은 표는 개인에 대한 지지표라기보다는 이명박 정부도 심판해야겠지만 민주당도 어떤 책임을 물을 대상이라는 생각이 분명한 분들의 표입니다. 한 후보 쪽에서 단일화를 위해 협상하자는 제안이 일절 없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노 전 의원의 서울시장 선거 완주는 그가 평생 들을 욕을 다 들은 황당한 사건으로 회자된다. 그러나 진보 재건을 위해 살펴봐야 할 것은 공약집이다. 노 전 의원이 서울시에서 어떤 진보적 대안을 고민했고 시민들에게 내놓았는지가 중요하다. 진보정치가 단순 구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보여줄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지금 진보진영에 필요한 것은 해묵은 이념 논쟁이 아니라 국민의 살림살이를 나아지게 하는 정치다. 국민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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