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4일, 미국의 독립 기념일. 미국에선 독립 기념일이 우리나라의 광복절처럼 매우 중요한 날이자 의미가 깊은 날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조금 더 축제 같은 분위기에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즐긴다는 느낌이 강하다고 할까. 미국으로 이민 온 지 햇수로 8년, 미국 간호사로 병원에서 일을 한 지 햇수로 7년. 그동안 나는 매해 독립 기념일에 일을 했었다. 이렇게 말하면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이곳에선 엄연한 외국인인 나는 그들의 독립 기념일과 축제가 그렇게 마음에 와닿지 않았고, 더블로 주는 병원 시급의 유혹을 떨쳐내지 못한 이유에서였다(병원마다 다르지만 내가 다니는 병원은 1년에 4번, 공휴일에 일을 해야 하는 계약 조항이 있다. 나는 매해 7월 4일 일을 하겠다고 신청을 했었다.) 하지만 올해 봄, 시어머니와 스텝 시아버지께서 커다란 야트를 사서 가족들 모두 독립 기념일 날 호수로 나간다는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오프를 신청했다. 비가 쏟아질 거라는 예보와는 달리구름이 끼기는 했지만 제법 괜찮은 날씨. 시부모님과 신랑의 형제 3명, 그리고 그 가족들까지, 총 10명의 사람들이야트에 올랐다. 오후 1시 반, 위스콘신( Wisconsin)의 워시번(Washburn)에서 약 30분 정도 숄을 따라 깊은 호수로 나가 돛을 내렸다.
이해를 돕기 위해 지도 첨부. 하트 모양이 있는 곳이 우리가 보트를 띄운 곳.
지금부터 밤에 있을 불꽃놀이가 있기 전까지는 그냥 먹고 마시고 노는 것이다. 여러 가지 간식과 각자 가지고 온 스낵들, 와인과 맥주 같은 것들이 준비되었지만 한창 다이어트에 독이 오른 나는 야채와 과일, 스파클링 워터로 대신했다. 미국으로 이민을 온 지 8년 만에 한여름에도 얼음처럼 차가운 수페리어 호수 물에 수영... 아니, 몸도 적셔 보았는데...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추웠다.
신랑이 다이빙하는 순간! 나는 들어가자마자 너무 추워서 비명을 지르며 뛰쳐나왔다.
저녁은 각자 그릴에 구워 먹고 싶은 걸로 준비했는데 신랑과 나는 역시 닭 가슴살을 준비해 왔다.
저녁 식사 후불꽃놀이를 잘 볼 수 있는 곳으로 야트를 옮기고자리를 잡고 앉자 이내 불꽃놀이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