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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학박사 마이오스 Sep 29. 2024

행성의 신화 2

달/찬드라

달은 직선적 상징성이 강한 태양에 비해서 인간에게 심적으로 훨씬 더 가깝게 피부로 느껴지는 행성이다. 

어린 시절 장독대에서 정화수 한 그릇을 장독 위에 올려놓고 기도하는 할머니의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듯이, 달은 따로 설명이 필요 없는 마음의 상징이다. 그래서 달이 의미하는 신은 인간의 감각과 감정을 관장한다.

산스크리트어로 ‘찬드라’라는 의미는 ‘빛나는’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다른 행성들처럼 많은 명칭 중에서 ‘샤시’라는 이름이 눈에 띄는 이유는 그 뜻이 ‘토끼가 있다’라는 것이다. 

어쩐지 우리가 가진 달에 대한 이미지와 정서가 너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달은 인도 점성학에서 낙샤트라(27개 별자리)의 로드이다. 서양 점성학에서는 12개 별자리에 각기 다른 행성의 주인(로드)이 있는데, 인도 점성학의 신화에서는 모든 별자리의 주인이 ‘달’인 것이다. 

그만큼 고대인도 점성학에서 ‘달’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고대인도 점성학은 하우스 로드(태어난 12개 하우스 중심)가 아닌 천구 상 ‘달’이 있는 지점(27개 하우스)에서 개인 차트의 기준을 잡는다. 

이것은 신화와 관계된 이야기이며 실제로는 27개 별자리의 주재 신은, 9개 행성이 각 3개씩(3*9=27)의 하우스를 가지고 있다.

그 신화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고행하는 성자(고유단어는 ‘리쉬’)가 창조주인 브라마의 은총을 받아 자신이 신성한 액체가 된 ‘소마’로부터 태어난 ‘달’이 있었다. 

그리고 천구의 27개의 자리에는 브라마의 아들 중 하나인 ‘닥샤’에게서 태어난 27명의 딸이 각기 자기의 자리(방)를 차지하고 있었다.

신화 속 '로히니' / 철학박사 마이오스


브라마는 열 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에 항상 ‘달’을 태우고서 밤하늘을 날아다녔는데, 이 훤한 달의 모습에 27명의 딸 모두가 반해서 달과 결혼하게 되었다. 

그런데 27명의 부인(자매지간) 중에서 유독 ‘로히니(’4번째 낙샤트라)만을 편애한 ‘달’을 향해 나머지 부인들의 원성이 아버지인 ‘닥샤’에게로 향했고, 그러자 닥샤는 ‘달’을 불러서 두 차례나 경고를 했지만 ‘달’은 그 경고를 무시하였다. 

결국 세 번째가 될 때는 닥샤도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서 ‘달’의 정력인 에너지를 모두 소모 시켜 버리는 저주를 내리면서 ‘달’은 그 크기가 점점 쪼그라들기 시작했다. 

그러자 ‘달’의 소진된 에너지와 비례해서 지구의 모든 생명체도 생기를 잃고 시들어 갔다. 

이러한 현상을 지켜보던 하늘의 다른 신들은 지구의 생명체들이 심히 걱정이 되어서, ‘닥샤’와 ‘달’을 설득하고 서로 화해를 중재했다. 

그렇게 서로가 타협을 본 결과는, ‘달’에게 절반의 에너지만을 부여하기로 결정한다.

이러한 이유로 달은 이제 공평하게 모든 낙샤트라를 하루씩 방문하는 동안, 절반은 커지는 과정을 가지고 절반은 줄어드는 과정을 가지는 달의 주기를 가지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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