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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중간고사

by Adela

한글 교실은 따로 중간고사가 없었지만 중고등반은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있었다. 가을 소풍을 다녀오니 어느덧 중간고사 기간이 다가왔다.


중등반 수업도 맡게 된 민아는 검정고시 기출문제도 찾아보고 문제집도 참고하면서 열심히 시험 문제를 만들었다. 영준 선생님과 상의를 하면서 최선을 다해 만든 시험지가 소중하게 느껴졌다.


수업을 맡은 교사들이 시험날에는 시험 감독을 맡는다. 민아가 시험감독을 하며 학생들의 모습을 보니 열심히 몰두하는 표정이 짠하기도 하고 뿌듯함이 몰려오기도 했다.


이번 시험 결과는 어떨까 채점을 시작하며 괜히 긴장되는 민아였다. 시험 성적이 굉장히 좋은 학생들도 있었다. 이번 시험에는 한글 교실 때부터 함께 했던 금순 할머니도 참여했다. 아마 금순 할머니에게는 아주 오랜만에 보는 시험이었을 것이다. 아쉽게도 시험 점수는 그렇게 좋지 못했다. 금순 할머니가 실망할까 봐 신경이 쓰였다. 그래도 처음이니 격려해 드려야지 다짐하며 채점을 마쳤다.


다음 수업 시간에는 시험지를 학생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시험지에 채점이 되어 있고 점수도 적혀 있어 학생들은 드디어 자신의 점수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수업 시간에는 시험 문제에 대한 해설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수업 시작 준비를 하던 민아는 금순 할머니가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설마.. 민아는 금순 할머니에게 다가갔다.


“아유 창피해요.. 울려고 그러는 건 아닌데 내가..”


금순 할머니는 시험 결과를 보고 급기야 눈물을 흘리셨다. 실망이 크셨던 것 같다.


“중등반을 중간에 들어가셨기도 하고 시험은 처음이잖아요. 처음인데 잘하셨어요. 다음번에는 이번보다 잘해보고 그다음엔 더 잘해보고 하면 되죠!”


민아는 열심히 금순 할머니를 위로했다. 꼭 안아드리면서 격려해 드리고 조금 지나 다시 칠판 앞으로 향했다. 다행인지 우는 학생은 금순 할머니 외에 없었지만 시험 점수를 보고 아쉬워하는 분들이 많아 보였다. 학구열이 높다 보니 다들 점수에도 민감해하시는 것 같았다.


“나중에 보니까요. 아는 문제도 틀린 것도 있어요. 시험시간이 정해져 있다 보니 문제를 다 읽기도 어렵더라고요!”


시험 볼 때 어려웠던 점을 묻자 학생 한 명이 대답했다.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분들이 꽤 있었다.


민아는 정해진 시간 안에 문제를 다 읽고 이해한 후 답을 고르는 과정이 학생들에게는 어렵고 생소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음부터는 시험에 대비할 겸 중등반 시간에도 종종 짧은 퀴즈를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기말고사에는 조금 더 웃는 모습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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