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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ela May 09. 2024

떠난 이를 기억한다는 것은

장례식을 생각하면 슬픔이 생각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도 듭니다. 떠난 이들을 잘 떠나보내는 것도 남은 이들에게 중요한 시간일 것입니다.


사람들은 왜 장례를 치를까요?


애니메이션 ‘코코’를 보면 남미의 장례 문화를 엿볼 수 있습니다. 매년 축제에 가깝게 즐거운 분위기로 망자를 기억하는 의식을 치르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한국과 비슷한 모습도 보입니다. 우리가 제사를 지내러 온 가족이 모이듯 ‘코코’ 속 주인공들도 직계 가족들이 모여 조상들을 기억하는 의례를 치른다는 점입니다.


디즈니/픽사의 애니메이션 코코


이렇게 영화나 책을 보다 보면 나라마다 독특한 장례 및 제사 문화가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나라마다 방식과 기원에 차이는 있지만 망자를 기억하는 의식을 치른다는 점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애니메이션 ’코코’ 속 세계관에서도 이승에서 기억해 주는 사람이 없으면 저승에서도 영혼이 소멸하게 됩니다. 그만큼 한국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망자를 기억하는 것에 의미를 크게 두는 것 같습니다.




언제부터 사람들은 이런 의식을 치른 걸까요?


장례 문화의 시작은 아주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듯합니다. 최근 넷플릭스에 올라온 다큐멘터리에서는 네안데르탈인의 장례 문화를 보여주었습니다.


네안데르탈인은 현생 인류의 조상으로 알려진 호모 사피엔스에 비해 거칠고 투박한 생활을 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 다큐에서는 오해가 있었다고 설명합니다. 오히려 현생 인류와 조상을 공유하는 사촌 관계라고 볼 수 있다 합니다.

비교적 최근에 현대 인류가 네안데르탈인의 DNA를 공유한다는 사실도 알려진 바 있습니다. 예전에 읽은 책에서는 호모 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을 전멸시켰다고 봤는데 두 종족이 공존하고 결혼을 하며 살았을 수도 있다니 관심이 간 다큐멘터리였습니다.



네안데르탈인은 장례식 등 문명 세계에 가까운 의식은 하지 않았다고 여겨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느 동굴에서 발견된 네안데르탈인의 유해에는 그 근방에 자라는 꽃과 나무의 흔적들이 함께 남아 있었습니다.


이를 발견하고 분석한 연구진은 네안데르탈인들이 나무를 쌓아 야생동물로부터 시신을 보호했을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냥 버려두지 않고 보호했기에 유해가 훼손되지 않고 고스란히 남았다는 것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주위 들판의 꽃을 꺾어와 장식하듯 시신의 곁에 두었다는 것입니다. 이는 세상을 떠난 가까운 이를 기억하는 일종의 장례식을 치렀다고 볼 수 있어 중요한 발견이라고 합니다.


아직은 어떤 방식인지, 어떤 이유로 이런 행위를 한 건지 100% 밝혀지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죽음 너머에 대한 두려움과 호기심, 슬픔과 깊은 고민 등은  인류의 본능과도 같은 것일까요. 이러한 발견이 크게 회자되는 이유는 망자를 기억하는 의식을 치르는 것이 ’인간적인‘ 모습으로 인정되는 행위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인간성은 다양한 면을 내포합니다. 장례 문화에 깃든 망자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 마음을 추스르는 시간 등이 그 일부를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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