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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노아 Oct 24. 2024

여러 갈래의 선택

도전자들 이야기 II


최근 35여 년의 시간은 국가, 기업, 개인이 동반 성장하는 시기였고 열정과 역량이 융합하여 결과를 만들어 내는 시기였다. 투입량 이상으로 결과를 만들 수 있었고 부를 가늠하는 지수들도 높일 수 있었다. 국가는 선진대열에 참여할 수 있었고 기업은 글로벌 무대에서 명성을 키울 수 있었고 개인은 삶의 환경을 바꿀 수 있었다. 이 시절을 관통해서 살아온 386세대들은 축복받은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


사업에서는 성공자로, 기업에서는 경영자로, 삶에서는 성취자로 정의가 가능한 이 세대는 대세 가난과 대세 풍요의 시절, 즉 축이 다른 삶과 그 변화 과정을 경험하였다. 축이 다른 삶은 지식과 경험으로 쌓여 자산으로 힘을 발휘하고, 지혜로 가치를 만들고, 기운으로 다음 단계 삶의 동력을 만들었다. 이 세대 또한 불편한 이면도 있지만 큰 틀에서 보면 삶의 수레바퀴 모양(주 1)이 원형으로 굴곡이 상대적으로 덜하고 8가지 카테고리에서 대체로 원만하며, 수명까지 늘어나는 혜택 받은 세대이다. 그리고 인구 구성 비율에서, 부의 소유 비율에서 큰 축을 형성하고 있다.       


이 세대들은 이제 퇴직, 퇴임의 나이가 되어 일선에서 물러날 시기에 봉착했다. 쭉 달려온 시간들을 뒤로하고 다음 여정을 위한 선택의 기로에서 움직이고 있다. 수요와 부의 큰 축을 담당하는 이들의 다음 여정은 직, 간접적으로 사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들이 움직이는 방향, 지향하는 곳이 곧 기회가 되고 새로운 일들이 창조되는 산실이다. 신 청년으로 분류되어 제2 전성기를 누릴 수 있는 시공간으로 이동한다. 큰 수요와 돈이 움직이기에 이들을 위한 새로운 시장들이 열리는 것이다.  




어떤 선택들을 할 수 있을까? 다른 회사로 옮겨 경험을 활용하고 후배들을 육성할까?, 경험을 바탕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 사업을 해볼까?, 그간 열심히 했으니 여생을 즐길까?, 뛰어만 왔으니 차분히 삶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볼까?, 세상은 변화하고 배운 것이 낙후되었으니 더 배워볼까?, 복잡한 관계를 떠나 시골에서 얽히지 않고 살아볼까? 


어떤 선택이던, 이들이 쏟았던 노력과 열정을 감안하면 자격은 충분하고 의미도 충분하다. 아무도 ‘넌 왜 그런 선택을 했어’라고 반문하지 않고, 반문할 수 없고, 반문해서도 안된다. 스스로 뒤를 반추하여 본인에게 맞는, 다음 단계 여정을 결정하면 된다. 단지,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만큼, 아니 살아온 시간처럼 남아있는 시간 역시 소중하니 알찬 선택은 해야 한다. 그러면 알찬 선택은 어떻게 할까? 2가지 단계로 생각해본다. 하나는 삶의 수레바퀴(주 1)를 그려, 부족했던 영역을 찾아내어 더 채울 수 있는 선택을 한다. 다른 하나는, 남은 시간을 더 쪼개어 3단계로 구분하고, 건강한 몸과 정신으로 활동이 가능한 시간과 적극적 활동이 불가능한 시간으로 구분, 복수의 선택을 한다. 나도 이들의 일원이기에 나의 선택이 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게 하려 한다. 




우선, 삶의 수레바퀴를 다시 그려 지나온 시간을 한번 더 보고, 앞으로 더 집중해야 할 것들에 대해 점검을 한다. 삶의 수레바퀴는 글로벌코칭프로그램인 Co-Active에서 처음 시도한 삶의 8가지 중요핵심역할을 구분한 것으로서,, 삶의 수레바퀴는 이렇게 그리고, 해석할 수 있다. 각 축의 가운데를 0, 바깥쪽으로 갈수록 1~10까지 만족도를 나타내는 점을 찍어 연결하면 수레바퀴 모양이 나온다. 말 그대로 삶의 수레바퀴이니 둥글수록, 또 둥근원이 클수록(점수가 높을수록) 삶이 안정적임을 의미한다. 바퀴의 모양이 안정적으로 둥근 지, 아니면 울퉁불퉁 한지 알 수 있고 취약한 부분이 어디인지 시각적으로 볼 수 있다. (물론 8가지 항목은 무엇이든 변경할 수 있다. 직장인은 직장과 관련된 내용을 선택할 수 있고, 학생은 공부와 관련된 항목을 선택할 수 있다) 

 

                                     [아래 그림은 지인의 브런치글에서 활용된 사례에서 발췌]  

                                 [ 그림 속 삶의 수레바퀴의 삶의 영역 8가지는 SSWB-Act코칭의 8가지 영역 ]    


만족도가 낮지만 수레바퀴가 둥근 모양이라면 굴러가는데 문제가 없다. 그러나 목적지까지 가려면 속도는 느리고 힘이 든다. 만족도가 높은 항목과 낮은 항목이 같이 있다면 수레바퀴는 울퉁불퉁하여 굴러가는데 어려움이 있고, 아예 바퀴가 굴러가기 어려울 정도로 무너진 항목이 있다면 작은 원의 수레보다 더 힘이 들 수 있다. 반면, 8가지 인생 영역에서 만족도가 높아 고루 높은 점수가 나왔다면, 수레바퀴는 지름이 큰 둥근 모양으로 목적지까지 빠른 속도로 갈 수 있는 삶의 상태라고 해석이 가능하고 결국, 인생 수레바퀴는 잘 굴러가고 있음을 알려준다. 




나 자신의 수레바퀴를 그려보니, 관계적 환경, 정서적 환경, 물리적 환경에서 만족도가 낮아 전체 수레바퀴의 원을 무너지게 한다. 수레바퀴가 원만하게 굴러가는 모양이 아니다. 지금까지는 젊음의 힘, 달려왔던 가속도가 있었기에 적당한 속도를 내며 그럭저럭 글러왔지만 이제부터는 힘도, 속도도 떨어져 있으니 바퀴의 모양을 고치지 않으면 수레는 힘들게 굴러갈 것이다. 가는 도중에 구멍이라도 나타나면 수레바퀴가 걸려서 빠져나오기 힘들 것이고 수레바퀴보다 커다란 구멍이 나오면 빠져서 아예 나오질 못할 것이다. 삶이 굴러가지 못하는 난관에 봉착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지나온 시절과 다를 바가 없는, 오히려 지나온 시절보다 부족하거나 작은 의미조차 부여하지 못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그런데 내가 부족한 영역은 하루아침에 변화가 되는 것이 아닌, 매우 어려운 영역이니 이를 어찌할지.. 감정이 건조하고, 가족과 소통이 부족하고, 삶에서 여유를 갖지 못하는 영역이니, 의식적 노력을 더 많이 해야 한다. 하여, 나의 다음 여정을 위한 큰 선택은, 뛰어만 왔고 이를 명분으로 주변의 소중한 것을 보질 못했으니 내 삶을 차분히 들여다 봄으로 부족함을 알고, 내 주변을 감사히 들여다 봄으로 소중함으로 알고, 조건 없이 내려놓는 마음으로 못한 것들을 실행하려 한다. 맥락으로 경청하고, 감정으로 공감하고,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려 한다. 


다음 여정을 위한 작은 선택은 앞으로의 시간을 3단계로 나누어 내가 더 할 수 있는 것, 기여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하려 한다. 1단계, 75세까지의 시간이다. 그때까지 몸은 건강히 움직일 수 있고 뇌의 활동은 활발하다. 이 시기에 부족한 것을 채우고, 기여할 수 있는 것을 한다. 브런치북 ‘도전자들의 이야기”에서 얘기한 120세 시대를 준비하고 얻고 쌓아둔 것에 만족하여 쉬려고 하지 말고, 더 배우고, 더 나누고, 더 기여하자는 것이다. 특히 가족에게도.. 2단계는 90세까지의 시간이다. 기력은 부족하지만 여전히 판단과 분별은 뚜렷이 할 수 있으니 이 시기는 그동안 채워 둔 양식으로 쉬엄쉬엄 가족과 함께 존재하는 것이다. 3단계는 120세까지의 시간이다. 병치레 없이 감상하면서, 감사하면서, 마음을 추스르면서 사는 것이다. 2단계, 3단계가 가능하기 위해선 1단계를 잘해야 한다. 그래서 75세까지의 시간이 중요하다. 




혜택 받은 세대에 속하여, 혜택만 누리고 남은 시간들을 보낸다면 후배들에게 미안할 듯하다. (법, 제도, 문화, 경영, 마인드 등) 모든 면에서 미숙함이 큰 채로 성장과 혜택을 받은 만큼 후배들에게 남겨준 것에 모자람이 크다. 총량의 법칙처럼, 한 세대가 가져가면 다음 세대에서는 모자람이 생기니, 받은 혜택을 누리기보다는 더 노력하여 기여할 수 있는 선택을 한다. 그래서 75세까지의 1단계에서는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모자라면 배우고, 부족하면 채워서, 좋은 곳에 쓰이려 한다. 가족에게도..                                                             


(주 1) 삶의 수레바퀴(The Wheel of Life): 경제적 환경(수입), 경제적 환경(자산), 육체적 환경(건강), 사회적 환경(직업, 일), 지성적 환경(지식, 마인드), 관계적 환경(가족, 친구, 지인), 정서적 환경(감정), 물리적 환경(공간, 시간, 여유)의 8가지 카테고리로 나누어 자신의 인생을 하나의 원에서 들여다 보고 전체적인 시각을 갖게 하는 코칭 기법 (SSWB-Act코칭의 8가지 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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