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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X세대론 0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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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건우 Sep 25. 2024

 2-3. X세대와 포스트모더니즘

2장. X세대를 만들어낸 철학적 고찰

2-3. X세대와 포스트모더니즘

어느 세대이든지 그 시대를 지배하는 가치관이 있다. 해방 전후(前後)에는 ‘자유’가 대한민국 사회를 지배하는 가치관이었을 것이고, 유신정권 시대에는 ‘민주’라는 말이 압도적인 가치관이었을 것이다. 이는 그 시대의 욕망이기도 하다.      


그럼 X세대를 지배했던 가치는 무엇이었을까?

X세대는 어떠한 것에 마음이 움직였을까?

X세대가 추구한 욕망은 무엇이었을까?     

 

X세대는 경제적인 안정과 사회적 민주화에 더불어 다른 욕망을 찾고 있었다. 이는 X세대가 태어날 때부터 보고 듣고 자란 가부장적인 사회 대한 회의감, 학교인지 군대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일제문화와 군사문화가 지배했던 학창 시절, 개인의 자유와 개성이 철저하게 무시되는 사회 분위기를 경험해야 했다. 

 

나는 이 물음에 대한 답을 포스트모더니즘에서 찾을 수 있었다. 

X세대가 성장한 환경과 학교 교육은 권위주의적이고 국가주의적이었다. 오로지 국가나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것을 따라 하기를 요구했고, 교육 또한 국가에 복무를 강요하는 교육이 주를 이루었다. 개인은 오로지 국가나 공동체의 부속품 같은 존재로 인식되어졌다. 

하지만 X세대는 국가가 요구하고 가르친 대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학교에서는 국민교육헌장을 외우고 있었지만, 학교 바깥은 달라지고 있었다. 

 1987년 이후 민주화가 우리 사회에 퍼지기 시작하면서 억압과 통제보다는 자유를, 획일화보다는 다양성을 추구하는 사회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그것에는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세계적 철학 사조의 추세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포스트모더니즘은 1980년대에 유럽을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해, 우리나라에도 1990년 초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모더니즘은 ‘모든 인간은 합리적이며, 합리적인 인간은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며 20세기 대부분을 지배했던 철학이다. 하지만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냉전이라는 이데올로기에 인간의 이성은 마비 상태에 이르렀고, 지구를 불바다로 만든 인간의 보편적인 합리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로 인해 모더니즘이 가지고 있는 속성인 집단적·획일적·권위적인 사고에 벗어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다. 

 그래서 모더니즘을 극복하기 위해 나타난 철학 사조가 포스트모더니즘이다. 

포스트모더니즘은 탈 이성적인 것과 다양성, 탈권위적인 것을 추구하는 사상으로 자리 잡았다. 포스트모더니즘은 인류나 국가, 이념 등의 거대한 서사를 이야기하는 대신 각자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개인의 자유와 개성을 행복의 우선순위에 올려놓았다.

 

1990년대에 내가 읽었던 책과 음악은 대부분 포스트모던 적 요소가 들어있었다. 내가 그러한 책과 음악 위주로 소비했을 수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그러한 문화가 지배를 이룬 것 또한 사실이다. 전체보다는 개인을, 낡은 것보다는 새로운 것을, 기존의 것에 얽매이기보다는 다양한 관점을, 획일화된 것보다는 개성을 중시하는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은 X세대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새로운 가치관을 형성하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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