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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X세대론 0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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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건우 Sep 25. 2024

2-4. X세대와 자유주의 그리고 탈권위주의

2장. X세대를 만들어낸 철학적 고찰

 X세대는 대한민국에서 첫 자유주의 세대라고 할 수 있다. 18세기나 19세기에 영국의 명예혁명이나 미국의 독립전쟁, 프랑스 대혁명 등 근대 시민혁명의 철학적 기반을 마련해 준 거대한 개념의 자유주의를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은 조선 말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사회변화를 겪었고, 그러한 과정에서 사회 곳곳에는 많은 모순이 내재되어있었다.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는 그 당시에 가장 심각하다고 생각되는 사회문제를 고치기 위해 기득권들과 싸워온 역사의 산물이다. 

 우리 공동체의 더 나은 삶을 위해서 일제강점기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싸웠고, 해방 이후에는 올바른 자유대한민국을 세우는 것이 중요했을 것이다. 한국전쟁 이후는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큰 목표였지만, 이승만 정권은 이 문제를 전혀 해결해 주지 않고 장기집권에만 혈안이 되었다. 그래서 산업화세대는 죽어라 일하면서 개인과 공동체의 삶을 더 나아지도록 헌신했다. 먹고사는 것이 조금 해결되었을 때 대중의 목표는 독재정권의 타도와 민주화의 쟁취였다. 민주화 세대의 최대 목표는 민주 정부를 수립하는 것이었다. 개인의 삶을 옥죄는 독재와 공권력에 맞서 다시는 독재자가 이 땅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목숨을 걸고 싸웠다.      


민주화 이후 다음 해결 과제는 무엇이었을까?

더 나은 공동체를 위해 국민의 욕망은 무엇을 원하고 있었을까?     


나는 그것이 권위주의였고 그 중심에는 X세대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자유주의는 개인의 자유를 지지하는 사상이다. 기득권이나 권력자로부터 받는 억압, 차별, 부당한 지배에서 벗어나려는 사상이다. 자유주의는 타인에게 피해도 주지 않고, 피해를 받는 것도 원치 않는다. 개인주의와 일맥상통할 수도 있지만, 나의 자유를 위해서는 타인의 자유도 소중함을 인정하는 것이다.      

1990년 이후에 이러한 문화나 사상이 급속도로 전파되었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교실이데아’, DJ DOC의 ‘DOC와 춤을’ 같은 노래는 대표적인 권위주의 문화에 도전하는 노래들이다. 

X세대부터 시작된 대한민국의 자유주의 이념은 이후 장애인 차별금지 운동이나 페미니즘운동, 소수자 인권운동 등으로 발전하게 된다.

개인의 자유와 사회의 다양성은 상대를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이라는 것을 이때부터 우리 사회는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지금도 권위주의와의 싸움은 계속되고 있고, 그것은 좀 더 발전된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다. 

근래의 선거결과나 투표성향을 보면 윗세대나 아래 세대와 비교해도 X세대가 월등히 진보적인 성향을 보인다. 이는 X세대가 권위주의나 기득권에 거부감을 보이고 자유주의 성향이 강한 것에서 이유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월호’나 ‘이태원’ 참사 등 사회적 불의나 불공정한 사건에 대해 가장 강한 거부감을 보이는 것 또한 X세대임을 부인할 수 없다. 


지금은 기성세대가 된 X세대는 직장이나 가정에서, 또 다른 사회조직에서 권위주의를 내세울 나이가 되었다. 하지만 대부분 X세대는 직장에서 존재감이 없다거나 ‘낀 낀 세대’라고 이야기한다. 나는 이를 다른 의미로 권위주의를 내세우지 않는 세대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자녀를 둔 X세대는 가정에서도 자녀들에게 권위를 내세우기보다 친구처럼 지내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X세대가 사회문제를 바라보는 관점도 마찬가지다. 기득권을 내세워 권위주의 행세를 하는데 반감을 갖고 저항하는 세대 또한, X세대임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검사·언론·관료 등 권위주의가 만연한 조직에서 내부의 부조리에 맞서 싸우는 사람을 보면 대부분 X세대가 최초이거나 최전선에 있는 것을 흔히 목격하게 된다.

 

흔히들 나이가 들면 보수화된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미 중년이 되어버린 X세대가 아직 보수화되지 않고, 언제쯤 보수화될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하기도 한다. 실제로 각종 선거나 사회문제에 대한 설문 조사에서 위·아래 세대보다 X세대는 확연히 진보적인 성향을 보이는 것은 데이터가 증명해 보인다. 

 결론적으로 X세대는 노년이 되어서도 보수화되지 않을 확률이 높을 것이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서 보수화된다는 의미는 점점 기득권층으로 옮아가고 있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X세대는 기득권이나 권위주의에 대한 반감이 가장 큰 세대이기에 나이가 들어도 보수화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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