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부서지는 소리
이빨 하나가 우주의 무게를 품었다
고요한 밤
내 안의 세계는 무너지고,
시간은 늘어지고
분침은 날카로운 송곳이 되었다
치통으로 밤을 꼬박 새웠다
그것은 잠깐의 통증이 아니라
내 안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차갑게 본질을 파고들었다
“신경 치료를 하셔야겠어요.”
어금니가 썩어간 자리에
나의 미뤄둔 시간들이 숨어 있었다
달콤한 무관심
사소한 통증의 경고를 외면한 탓이다
고통의 한계를 경험하는 것은
단순한 통증이 아닌
존재의 무게다
삶은 가끔
따끔하게 다가온다
아픔이 사라진 자리에서
나는 묻는다
통증이 없었다면
나를 깊게 들여다보았을까
죽을 것 같은 통증 뒤에
비로소
존재가 또렷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