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이 굽은 할머니의 노점

노동이라는 고요한 물음

by 현월안




쭈글쭈글한 얼굴

새까만 손등

느릿느릿 굼뜬 행동,

등이 굽은 할머니의 노점 야채가게


할머니가 파는 채소 한 봉 지엔

채소값보다 더 오래된

사유가 들어 있다


세상에는 답이 있을까

등에서 흐르는 새카만 땀으로

묵묵하게 펼쳐 보이는

날것이라는 고요한 물음,


때로는 삶이

의미가 있어서가 아니라

의미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삶을 선택하지 않는다

그 속에서 삶을 꾸준히 선택해 나간다


삶이 뭐냐고

사람들은 묻는다

매일 하루만 사는 사람들처럼

얼룩진 손길들이,

세상을 떠 받들고 있는 것이라고


왜 일하는가

왜 반복하는가

왜, 굽은 등을 이끌고 새벽을 나오는가

그 물음엔

논리적인 귀결이 없다


노천 시장에는

매일같이 답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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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화, 수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