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대치동 앞을 지나가면서
관광버스에서 내리는 수많은 학생들을 마주했다.
그들은 버스에서 캐리어를 내리고
학원 복도에 일렬로 줄을 세웠다.
얼마 전 EBS 다큐멘터리에서 봤던
의대 준비를 하는 대치동 기숙 학원 학생들이었다.
의대라는 목표를 향해 금요일에 올라와 주말 동안 공부를 위한 합숙을 하는 시스템.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시간,
학원 앞에서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떨고 있는 학생들의 표정을 바라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학생이었을 때, 대학만 가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 생각했던 것처럼
그들도 의대만 가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을까?
내가 학생 때를 돌이켜보면,
꿈이 없었다.
먹고살기 급급한 가난한 시대의 교육은
꿈보다 현실을 직시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그런 현실 속의 부모는
그들의 자녀들도 그런 가치관을 갖도록 만들 수밖에 없었다.
꿈을 꾸는 것은
'사치'였고, '낭비'였다.
하지만 지금 시대는 그때와 다르다.
남들과 비교했을 때
부족할 수는 있다.
하지만 생존에 위협이 되는 위험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여전히 생존을 위한 삶을 살고자 한다.
남들보다 조금 더 여유 있는 생존의 환경을 위해 '돈'을 좇는다.
"비행기 타고 갈래, KTX 타고 갈래,
자동차, 배 타고 갈래?
결정을 하기 위해서 고려해야 할 것은
가는 비용, 예상 시간, 내가 있는 지역 등이 아니다.
먼저 목적지를 정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학생들에게는 목적지가 없다."
_조벽 교수님
꿈이라는 목적지를 찾지 못했다면,
목적지를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비행기가 가장 멀리, 빨리 갈 수 있다고 무조건 비행기를 타기 위해 노력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당장 서울에서 수원을 가는데 비행기를 타봐야 더 오래 걸리거나 갈 수조차 없다.
직업은 수단이지 목적지나 꿈이 아니다.
목적지가 명확하면, 수단은 무궁무진하다.
직업은 수단이지 목적지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목적지를 스스로 정할 줄 아는 능력이다.
>> 한 줄 코멘트. 부모 세대로부터 받았던 환경이 지금 시대에 맞지 않음을 깨닫지 못한다면, 내 자녀들에게도 내가 오랜 세월 방황하며 겪었던 시행착오를 또다시 물려주게 될지 모른다. 후회는 나에게서 끝나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