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모방'은 '시작'의 또 다른 이름이다.

by 라텔씨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다."


나는 이 말에서 중요하게 바라봐야 하는 점은

'모방'을 통한 '시작'이라고 말하고 싶다.


처음부터 완전히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려 하면,

대부분 시작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멈춰 서게 된다.


'이건 이미 누가 했던 건데?'

'이렇게 하는 게 맞나?'


하지만 모방은 출발점이다.


1부터 100까지 따라 한다고 해서 똑같은 100이 나오지 않는다.

흉내를 내다보면, 어느새 내 호흡이 스미고, 습관이 묻는다.


1, 2, 3... 그렇게 가다 보면,

10은 10이지만 10-1, 10-2로 달라지고

100에 도달할 즈음에는 100-OO으로

이미 전혀 다른 100이 된다.


단순한 모방의 시작이 창조가 되는 순간이다.




중요한 건 '시작'이다.


처음부터 완전히 독창적인 문장을 쓰려는 욕심 대신,

공감되는 다른 사람의 글 한 줄,

유명한 사람의 명언 한 줄을 가져와 보라.

그리고 그 뒤에 내 한 줄을 덧붙여라.


그 순간 새로운 글은 이미 '1-1'이 되어 있다.


이 작은 변주가 쌓여

나만의 목소리가 만들어진다.



Van_Gogh,_Amendoeira_em_flor,_1890.jpg?type=w1



우리는 흔히 창조란 무에서 시작해야 하는 것으로 오해하지만,

역사 속 위대한 작가, 예술가들도

누군가의 흔적을 모방하며 출발했다.

그들의 차이는 멈추지 않고 모방을 이어간 끝에

자신만의 고유한 색을 찾았다는 것이다.


창조는 먼 곳에 있지 않다.

오늘 내가 감동한 글, 마음에 남은 문장.

그 위에 내 경험과 시선을 얹는 순간,

모방은 창조로 바뀐다.


시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모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따라 쓰고, 덧붙이고, 조금씩 변주하면서

그 과정이 바로 창조의 씨앗이 된다.







>> 한 줄 코멘트. 세기의 화가 반 고흐도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따라 그리며 기술을 익혔다. 특히 밀레를 스승이라 부르며 농민의 모습을 그린 화풍을 많이 배웠다. 모방으로 시작한 기법들이 그의 내면적 시선과 합쳐지며 지금의 '반 고흐'라는 이름을 남기게 되었다.





keyword
월, 화, 수, 목, 금 연재
이전 11화나는 내가 아는 나를 수없이 수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