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 응답해야 할 존재들의 침묵 속에서 구조와 체제의 간격에 시달리다.
으 소리가 날 만큼
고개를 젖히고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눈이 있다고 믿지만
그 눈이
저와 마주친 적은 없습니다
그건 늘 거기 있었고
저는 그 아래에 있었고
아무 일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고개를 숙이는 일은
계속 일어났고
눈 없는 사람들이
하나둘, 사라졌습니다
저는
무언가를 말하고 싶어
하늘을 본 거였지만
하늘은
구름만 매만지고
안색이 변할 뿐입니다
저는
말없이, 오늘도
올려다봅니다
혹시라도
그 눈이
일순간, 깜빡일까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