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되지 못해도 하고 싶은 말이 있고, 이곳에 좀 더 남아 있고 싶습니다
저는
당신에게 말을 걸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늘 바빴고
제가 서 있을 자리는
이미 젖어 있었습니다
물이 흘러가듯
그 말도 지나갔고
입술까지 차올랐다가
이내 삼켜졌습니다
누가 먼저 말을 걸어줬다면
저는 지금보다
조금은 다정했을 텐데요
비가 왔지만
창문은 닫혀 있었고
이불만 눅눅해졌습니다
그때 알았습니다
말이라는 건
굳이 입이 아니어도
전해질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당신의 손등에
조금 오래 머물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