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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기울이는 태도가 무시받을

듣고 싶은 말은 절대 해주지 않는 사회의 고립과 억압

by 박재

흙의 귀



뿌리도 아닌 것이
밤마다 아래로 자랍니다


당신이 모르는 사이
돌 하나 굴러와 눌러앉고
바퀴벌레가 몇 초 사이에
두어 번 다녀갔습니다


비는 아무 말 없이
스며들다, 인사도 못했구요


지하엔 무언가
계속 움직이고 있었지만
그것들은 너무 바빴습니다


저는 오늘도
귀를 땅에 붙입니다


제 이름을
누가 불러줄 것 같아서요


괜찮다면
한 번쯤
그런 마음, 들어주실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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