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심장이 두문불출하는 사회 속 사람들

두근거림을 느껴본 적이 언제인지 몇 초 멈추고서 말 할 수 있네요.

by 박재

심장 자국



두근, 하는 순간

이미 지워질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심장은 오늘도
아무것도 남기지 못한 채
뛰었습니다


발뒤꿈치를 들고
까치발로 걷는 사람처럼
들킬까 봐,
너무 뛴다고 말할까 봐


일초가 멀다 하고
뛰는 심장은
조용히 분주했습니다


더듬어보면,
깊게 패인 자국들이 있습니다


설렘이었던 적도 있었고
두려움이기도 했고
통증이었던 날도 있었습니다


그 자국들은,
깊이와 틀이 얕아지더니
점점 선명함을 잃어갔습니다


밟고, 눌러도, 뛰어도
자국이 새겨지지 않는
단단한 콘크리트 위에
선 것처럼.


간신히 남긴 마음 하나도
누군가의 뒷걸음에
빗자루질처럼 스치며
흔적 없이 사라졌습니다


어디라도 남기기 위해
까치발을 내리고
발망치로 걷기 시작했지만


그마저도

소리는 나지 않았습니다


가슴에 손을 얹어봅니다
뜁니다
뛰어요

keyword
이전 16화하늘을 올려다 볼 자유만큼은 빼았지 못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