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거림을 느껴본 적이 언제인지 몇 초 멈추고서 말 할 수 있네요.
두근, 하는 순간
이미 지워질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심장은 오늘도
아무것도 남기지 못한 채
뛰었습니다
발뒤꿈치를 들고
까치발로 걷는 사람처럼
들킬까 봐,
너무 뛴다고 말할까 봐
일초가 멀다 하고
뛰는 심장은
조용히 분주했습니다
더듬어보면,
깊게 패인 자국들이 있습니다
설렘이었던 적도 있었고
두려움이기도 했고
통증이었던 날도 있었습니다
그 자국들은,
깊이와 틀이 얕아지더니
점점 선명함을 잃어갔습니다
밟고, 눌러도, 뛰어도
자국이 새겨지지 않는
단단한 콘크리트 위에
선 것처럼.
간신히 남긴 마음 하나도
누군가의 뒷걸음에
빗자루질처럼 스치며
흔적 없이 사라졌습니다
어디라도 남기기 위해
까치발을 내리고
발망치로 걷기 시작했지만
그마저도
소리는 나지 않았습니다
가슴에 손을 얹어봅니다
뜁니다
뛰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