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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별 Jul 07. 2023

몽골 1~가자~! 칭기즈칸의 나라로

나 홀로 울란바토르 입성

2023년 6월 12일


알마티에서 말레이시아 친구들이랑 한국팀을 배웅하고 나 혼자 하루 더 묶었다


그리고 드디어 몽골 울란바토르로 입성했다. 또 다른 중앙아시아다.

오랫동안 혼자 상상하고 꿈꾸던 대 초원의 나라, 13세기 세계를 정복했던 대제국의 나라로 마침내 왔다.

마중 나온 김샘과 기사를 만나 울란바토르로 들어오는데 현재 인구 160만, 원래는 인구 삼사십만 규모로 만들었다는 도시의 교통체증을 체험하며 거의 자정 무렵이 되어서야 숙소에 도착했다.

 그래도 몽골은 처음인데 하시며 옛 명성이 있는 그 이름도 '칭기즈칸'인 호텔에 예약을 해 주셔서 감사했다. 룸메이트는 다음 날에나 오기에 그냥 혼자 쓰러져 잤다.


이튿날 분명 10시까지로 들은 조식 식당에 9시 30분에 갔는데 아무도 없다. 호텔손님들은 다들 일찌감치 먹고 각자 일정 따라 나간 모양이다. 오믈렛을 만들어주시는 중국 셰프와 서빙하는 분들만 계신다.

매 번 숙소 첫날은 이번 호텔 조식은 어떨까라는 약간의 호기심과 설렘도 있는데 그냥 있는 재료 골고루 다 넣은 오믈렛을 부탁해 놓고 큰 식당에 홀로 앉으니 앞 대형 스크린에는 몽골의 수려한 풍경영상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지금은 새로 생긴 호텔에 밀리지만 이전에는 대통령, 유명 연예인들이 오던 호텔답다 싶다. 화면에서 몽골의 아름다운 풍경 파노라마를 보고 있노라니 마치 나 혼자 이 식당을 다 전세 낸 기분인데 그것도 몽골여행 첫날이다 보니 기분은 절로 더욱 업 된다.

서두를 게 전혀 없는 자유여행의 첫날~! 혼자만의 여유와 늦장을 맘껏 더 부려보고도 싶지만 조식업무 빨리 마무리하고 싶을 직원들 생각해서 오 분 전에 나와 주었다.


암튼 이렇게 나의 몽골 보름 여정은 시작되었고 이 나라와 도시에 대한 설렘이 뭉게뭉게 솟아나는데 여행 첫날은 무조건 뚜벅이 해야 한다는 내 여행루틴대로 도시를 탐사하는 기분으로 무작정 나서 본다.

호텔에서 나와 대충 넓은 길 따라 사람들의 흐름, 그 물결을 따라가 보니 역시 내 여행 촉은 그대로 맞아떨어진다. 마지막 도달한 곳은 수흐바타르광장이다.

마침 그때 몽골 지인 김샘이 전화가 와서 어디냐? 물으시길래 칭기즈칸동상이 있는 큰 광장이라니 나더러 그거 보면 울란바토르 다 본거 란다 ㅎㅎ


몽골화폐 단위는 투그릭인데 모두 지폐로 되어있고 동전이 없다. 그리고 제일 낮은 단위 두 개 빼고는 모두가 다 같은 칭기즈칸 얼굴이다. 나머지 두 개 화폐 얼굴이 수호바타르였던 건 나중에 알았다.

그래서 다 같은 칭기즈칸 얼굴의 종이돈을 단지 색깔과 동그라미 숫자로만 구분해서 사용해야 하니 나는 매번 헷갈리고 신경 쓰여 불편했다. 암튼 지폐하나만 봐도 몽골인들에게 이 테무친 칭기즈칸이 어떤 존재인가가 느껴진다.


1206년 칸이 된 그는 알렉산더, 로마제국, 나폴레옹이 이룬 제국보다 더 넓은 초대형 대제국을 이루었다.


내가 80년대 프랑스에 공부하러 갔을 때 그곳 사람들이 아시아에서 온 나를 보고 손가락으로 눈을 잡아당겨 찢으며 칭기즈칸 무서워~~ 하며 농담을 했던 게 떠올라 혼자 킥킥 웃었다.

그렇게 그는 국경과 민족을 초월하여 서양인들에게 깊이 각인된 유일한 동양사람일지도 모른다. 그럼 그를 동양인의 자존심이라 해야 하나?^^


시내를 걷다가 '서울의 거리'란 곳을 발견했다. 뿐만 아니라 여기저기 눈에 들어오는 것이 한국에서 늘 보는 편의점이다, 그러니 잠시 여기가 어딘가? 서울 변두리 동네인가? 잠시 착각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러면서 몽골이 우리와 그리 가까운 이웃나라였나 싶어 진다.

 E 마트도 세 곳이나 있고 편의점 CU와 GS25는 도대체 수십몇 개나 되는지 모를 정도고 우리나라에 많은 카페 베네, 그리고 톰 앤 톰즈도 수시로 눈에 띈다. 사람들 말로 수도 울란바토르는 우리나라 7~80년대처럼 고속발전과 변화를 하고 있다 한다. 사실 그들이 한국을 롤모델로 해서 성장하며 따라잡기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알마티 거리에서 러시아 미녀 같은 사람들을 많이 보다가 거기서 바로 넘어와서 하루 만에 보는 울란바토르 거리의 사람들에 대한 첫 느낌은  '엥 사람들이 왜 이리 못 생겼지?'였다 ㅎㅎ

그런 느낌은 광대뼈가 튀어나오고 나이 든 사람들은 대부분 쌍꺼풀이 없는 데다 얼굴살이 두텁고 통통한 데서 온다. 마치 흑백사진으로 보는 백 년 전 우리나라 사람의 얼굴 같기도 했다. 그리고  우리에 비해 상체근육이 발달하고 전체적으로 우락부락한 골격을 지녔다.


암튼 몽고반점, 몽고간장에 익숙해서일 까?

길거리 눈에 띄는 한국가게들과 함께 골이 어딘가 한국과 가깝다는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여기 울란바토르만 해도 한국 교포들은 수 천명이라는데 요즘은 코로나 이후 무비자 입국에다 한국에서도 이제 몽골바람이 불어 여행객들도 부쩍 많아 대다수 몽골에서 만나는 여행객들이 한국인들이다.


그리고 이곳 몽골에 거주하는 한국인뿐 아니라 한국을 다녀온 몽골인들이 많아서 더 많은 한류영향과 바람이 있지 않을까 한다.

몽골 인구 350만 명 중 한국에 다녀온 사람들은 열 집 가운데 한 집이라서 울란바토르에는 한국인이 직접 경영하는 식당 외에도 몽골인들이 한국에서 돌아와서 연 한국식당도 많았다. 거기서 김치찌개와 갈비찜을 먹어봤는데 말도 안 되는 착한 가격의 소갈비찜이 양도 푸짐하고 달달하니 맛도 있었다. 여기 와서 어쩌면 몽골 양고기보다 우리식 김찌찌개를 더 먹고 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다.


남한 면적의 14배인 나라,
그 안에 이태리, 영국, 프랑스, 스페인이 들어가는
광대한 대 초원의 나라다.
 '붉은 영웅'이란 뜻의 수도 울란바토르에는
대략 인구의 절반인 160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비행기 날개, 구름 아래 텐산인지 설산이 보인다.
칭기즈칸 호텔
식당 홀의 대형 스크린
셰프가 홀로 남아 마지막 손님인 내게 오믈렛을 만들어주셨다
한국의 세 대통령과 김태희랑 연예인들이 왔다간 칭기즈칸 호텔
인민영웅이었던 수호바타르 동상이 있는 광장
수호바타르광장이라 명명해도 사람들은 이 광장을 칭기즈칸 광장이라 한다
몽골 한국식당 갈비찜, 밑반찬도 한국 식당이랑 비슷하다.
몽골풍속이 드러나는 민속그림이 흥미로워 찍어봤다.
말 탄 혁명영웅 수호바트로 이름에서 울란바토르란 도시이름도 명명되었다. 그 광장에 City of Nomad 란 무대가 있고 인조잔디 위에서는 아이들, 청년들이 공놀이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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