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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별 Sep 07. 2023

씨앗은 나무와 하나다

하나에서 또 다른 하나로



맴맴 울리는 매미소리

매미는 땅 속 7년을 견디고

지상에서 7일을 힘차게 울다

생을 마감한다

저 아래 땅 속 그 유충과

저 우는 매미는 원래 하나다.


마찬가지로

땅에 떨어져 

어둠 속 뿌리 내렸던 

그 씨앗이랑

지금 매미가 울고있는

아름드리 저 큰 나무도 하나다



살랑거리는 바람과

가지끝에 달린 잎사귀들

그 위에 잠시 내려앉은 새들

저 파란 하늘도

모두 다 하나다.


새싹으로 나서

바람과 햇빛 흙을 먹고 자란 나무

가지와 둥치가 날로 커져

꽃을 피우고 열매로 열렸다

또 씨앗을 맺어 떨어트리니


그 모두가 다 하나다.



우리도 그럴까?

어느 별에서 왔다

어디로 가는 지  몰라도

씨앗으로 와서 꽃을 피우고

다시 열매로 진다


씨앗과 나무가 하나니

가지와 줄기끝 꽃잎, 열매

그 어딘가에 

어느 한 부분으로 있는

지금 이 순간도 

다 그 하나 안에 있다


나무가 뿌리와 하나되어

가지 끝마다 하늘거리는 

잎사귀로 춤추듯이

 하나 안에서 순환하며

꽃도 피우고 열매도 맺고

씨앗으로 다시 환생한다






*Ps
아침저녁으로 급 선선해 진 날씨다. 
낙엽귀근 (落葉歸根 ) 나뭇잎이 떨어져본래의 자리 뿌리로 돌아가는 계절 가을이 왔다.

특히 내가 주말별장처럼 사용하는 지리산 자락 시골집은 더 하다.
이제 좀 있으면 동네 은행잎이 황금빛으로 물들고 밤나무 이파리를들이 나의 산책길을 융단처럼 수북히 덮을 것이다.
낙엽이 떨어져 땅 속 거름이 되어 다시 원소로 귀화하듯이
우리는 근원에서 나와 다시 근원으로 돌아간다.



민족의 고전 천부경의 시작과 마지막 구절처럼  일시무시일( 一始無始一) 일종무종일(一終無終一)이다.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영원한 회귀, 생명의 순환 속 천지만물동근(天地萬物同根 )으로 그 본질은 모두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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