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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별 Dec 03. 2023

시골집에서 보낸 작년 크리스머스

라스트 크리스머스 인 죽림리

    

시골집 일층 거실에 크리스머스 트리가 몇 년째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


버리려 하다가도 귀찮아 놔 두고 봄,여름,가을,겨울 일 년이 어찌 빠른 지 또 금새 크리스머스가 다가오니 오 년째 방치상태다.      


내가 이름 지어준 친정 조카가 어느새 자라 결혼을 했고 또 아기를 낳았다. 조카딸이 아기 데리고 처음 올 때 트리를 만들었다가 나중 친정어머니 때문에 이층으로 옮겨 간 추억도 있는 지라 그냥 두고 보려 한다.  

    

어쨌든 겨울이면 사람들의 마음이 더 따뜻해지는 건 왤까?

자연시계는 그렇다. 봄에 씨뿌리고 여름 뙤약볕에 익혀서 가을추수를 하며 농삿일처럼 바쁘게 달려왔던 시간을 멈추고 이제 적게든 많게든 수확한 것을 묻어두고 겨울은 조용히 안식하는 시간이어서 그럴 수도 있을 거다.      


암튼 겨울이 되면 사람들의 마음이 오히려 비워지고 여유로워지면서 서로 보듬고 따뜻해진다.

유년 시절 이전 시골엔 온돌이 있어 서로 옹송거리며 호랑이 무늬 밍크 담요 하나 깔아 발 넣고 그리 옹기종기 보낸 기억도 있다.      


죽림리 전원일기 글을 마무리해서 브런치 북으로 엮으려다 작년 크리스머스가 생각나 찾아 함께 정리해 둔다. 내 추억 속의 책갈피로 이렇게 가지런히 한 권의 앨범처럼 모아두고 볼 수 있어서 브런치 북이 고맙게 여겨진다.           





Lat Christmas in JukRimri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요~!!     


~눈 속에 갇혀 저흰 동네 할머니, 언니 오빠들을 초대해서

크리스머스 이브를 즐겁게 보냇어요.

성탄절이 저희 결혼기념일이기기도 해서 ㅋㅋ     


세상에 사랑과 평화를 주시려 오신 예수님

어둠 속 빛으로 깨달음을 주시러 오신 부처님

모두 모두 사랑합니다.


삶은 천국을 지상으로 가져오는 것,

하늘의 사랑과 평화가 오늘 가득하시길요~!     


파스타, 와인을 처음 드셔보신다는 할머님들

모시고 우아?하게 스타트했다가


마지막은 닭도리, 오뎅탕, 막걸리,

젓가락 장단으로 마감한 흥겨운 파티였습니다 ㅋㅎ

    






우리 동네 부녀회장님 18번은 이미자의 ‘여자의 일생’이다.

부녀회장직은 예전에 내려놓으셨지만 방정맞게 다른 호칭으로 부를 수도 없어

나는 언제나 부녀회장님 하고 부른다.


그런데 그 18번 곡을 들으면 나는 화딱지가 나는데도 정말 구슬프게 잘 부르신다.

시대와 문화가 요구한 여성상을 그대로 살아낸 노래니 많은 공감대가 있을 것이다.

지금이랑은 세대가 다르지만 그 때는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1. 참을수가 없도록 이가슴이 아파도

여자이기 때문에 말한마디 못하고

헤아릴수 없는설움 혼자 지닌채

고달픈 인생길을 허덕이면서 아 참아야 한다기에

눈물로 보냅니다 여자의일생     


2. 견딜수가 없도록 외로워도 슬퍼도

여자이기 때문에 참아야만 한다고

내스스로 내마음을 달래어 가면서

비탈진 인생길을 허덕이면서 아 참아야 한다기에

눈물로 보냅니다 여자의 일생     



~~음주가무 노래와 춤 영상을 찾아보다 혼자 많이 웃었다. 업 로드 공유없이 내 기억 속에만 저장하려 안 올린다.           


따지고 보면 우리가 언제 태어나겠다고 ( 영혼 차원에서야 미리 계획 했을 수 있지만)

다 알고 오는 것도 아니니. 지금 이 시대에 태어난 걸 난 항상 고마워 했다.


베이비 부머 마지막 세대 63년 생이니 전쟁의 가난도 내가 태어났을 무렵에는 거의 극복되었고  

초등학교 들어가면서부터 우리나라는 조금씩 잘 살게 되었고 내가 대학 들어갔을 때는

학교 앞에 막걸리집보다 맥주집이 더 많아졌던 세대다.

그리고 우리 세대 이후로 유학도 해외여행 자유화도 술술 풀렸던 세대다.     


암튼 우리 시골집 동네 평균연령은 70 초반으로 봐야하는데

나는 이제 겨우 환갑이니 가장 새댁이다.

해서 이렇게 일 년에 몇 차례나마 초대해서 음식 대접도 하고

함께 시간 보내는게 나름 재롱잔치라 해야겠다.   


   

~~ 이제 올해 크리스머스는 어디서 어떻게 보낼까 슬슬 계획, 생각 중이다.           


    

그냥 연말파티겸 초대한 거였는데 결혼기념일이 되어서 되려 축하를 더 받았다 ㅎㅎ



내가 젤 어린 울 동네 언니, 오빠들이랑 ㅎㅎ


크리스머스 케잌은 언제나 우리에게 결혼기념일케잌이 된다
반장님이 선물로 주신 털신이 내가 좋아하는 호피무늬에 엄청 따뜻하다
시골집 눈 속에 갇힌 시간은 우리에게 그냥 동굴 속에 갇힌 쉬는 시간이다~~!



https://youtu.be/E8gmARGvPlI?si=3fY-6_K-99-LB1o5

이맘때 쯤이면 어디서나 들려오는 노래 라스트 크리스머스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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