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cket list 에서 '버킷'은 흔히 바케스란 말로 쓰이는데 양동이다. 그리고 영어로 '죽다'라는 표현으로 ' Kick the Bucket' 양동이를 차다~ 라고 하는 관용어에서 유래했다.
이전에 죄수들을 사형할 때 목에 밧줄을 걸고 맨 상태에서 양동이 위에 올라가게 했다. 그리고 나서 교도관들이 양동이를 발로 차 버렸다고 한다. 좀 슬프지만 그래서 ‘킥 더 버킷’이 죽다라는 의미가 된 거다. 국립국어원에서는 버킷 리스트 대신 이제 '소망 목록'이라는 순화된 표현을 사용하도록 제안했다. list 에서 '버킷'은
그런데 버킷 리스트가 지금은 소망목록처럼 쓰이기도 한다. 꼭 죽기 전 소원으로 쓰이기 보다 좀 더 가볍게 wish list 정도로 하고 싶은 일을 적는 것으로 쓰이고 있음을 본다.
예를 들어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니 24년 버킷 리스트 100개 이런 식으로 소소한 계획들을 벌써 세우고 있다 ; 영화 30편 보기, 국내 10곳 여행하기, 할머니 모시고 가족여행 가기, 여름에 부산 가서 밀면 먹기 등과 같은 것이 있다.
다른 사람들의 24년 버킷 리스트 중 흥미롭게 여겨진 몇몇을 더 보면 ; 국내 산 5곳 등반하기, 헌혈 5회 하기, 월 1회 도서관 가기, 부모님 트로트 콘서트 보내드리기 , 내 생일날 기부하기 등, 거창한 계획보다도 이룰 수 있고 의미 있는 그런 계획들인 거 같다.
이처럼 버킷 리스트에 정해진 목록은 없다. 각자 생각 나는데로 다른 이들의 목록도 참고하면서 진정 자신이 삶 속에서 원하고 이루고 싶은 것에 대해 생각해본다는 그 자체가 벌써 의미가 있다고 본다.그렇게 할 때 우리 내면에 잠재된 욕구와 소원을 발견하고, 우리가 실제로 이루고자 하는 것을 더욱 명확히 알게 되니 좋다.
버킷리스트에 적힌 소소한 것을 달성해 갈 때마다, 자신감은 높아져서 더 큰 목표를 이루기 위한 동기유발도 되니 그도 버킷 리스트를 쓰면 좋은 장점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버킷리스트의 가장 큰 의미는 그 속에 내가 보인다는 것일 것이다.
성경에 네 보물이 있는 곳에 네 마음이 있다 하였듯이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알게되면 외적 현실속의 내가 아니라 진정한 내면의 내가 바라고 추구하는 나의 모습이 보인다.
나의 원함과 바램은 내 영혼적 자아와도 연결되어 있기에 마치 네 소원을 말해 봐, 그러면 네가 누군지 내가 말해줄게~라고 하듯이.
내 소원 바구니에 무엇을 담을까나~!
나의 지난 시간들 버킷리스트를 뒤돌아보니 지금까지 내가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흘러왔는 지가 보였다. 그러면서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도 보인다. 과거의 소원과 바램이 지금 얼마나 현재로 실현되었는 지 보게 되면서 앞으로는 어떠할 지가 미리 그려진다고나 할까~!
10대 때에는 막연한 꿈이 있었지만 그 형체가 불분명했었다.
나는 그저 멀리 더 멀리로 나아가고 싶은 욕구가 강했던 거 같다. 그 때 그 시절은 왠지 항상 지금 있는 곳, 그 어디에도 내가 뿌리를 내릴 곳은 없다고 생각되었다. 그래서 중,고등학교 시절은 대부분의 우리 또래가 그랬듯이 별 취미생활도 없이 그저 학교 가서 공부하는 것이 일상의 전부였다. 여가활동, 취미라면 가끔 책이나 주말의 명화를 보며 상상의 나래를 펴곤 했던 거 같다.
그러다 20대 나의 버킷 리스트는 보다 분명해졌다.
막연한 멀리가 이제는 유학이란 구체적 실행으로 목표를 세우고 그렇게 대학을 졸업하고 86년에 유럽의 프랑스로 갔다. 그기서 학위도 하고 5년을 다른 나라 다른 세계, 다른 문화권속에서 지내며 많이 보고 많이 배웠다. 타산지석의 교훈을 배운 셈이다.
그야말로 삶의 주요체험을 한 꺼번에 다 한 것 같은 30대였다. 인생 체험 삶의 현장에서 온갖 디테일한 행복과 고생도 다 함께 누렸다 ㅎㅎ
40대 버킷리스트는 참나와 삶의 바른 방향을 찾으려는치열한 추구였다.
30대 이룬 결혼,출산,직장의 외적 성취 후 묻혔던 나의 내면자아가 되살아나 무엇이 진정한 나의 모습인지 나의 정체성을 다시 찾으려 했던 것 같다. 또 어떤 것이 가장 행복하면서도 합리적이며 이상적인 삶인지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다니던 교회를 나와서 종교, 영성 이런 문제로도 고민하며 갈등하고 모색하던 시간대였다. 40이 불혹이 아니라 내게는 한 차례 뒤집히는 해일이기도 했기에 그걸 무사히 뚫고 나와서야 진정한 불혹을 맞이할 수 있었다.
50대 버킷 리스트 전원주택, 시골집 짓기를 완성했다.
그리고 50대 끝 무렵 직장명퇴를 하고 나의 어릴 적 부터의 버킷 리스트인 세계여행을 떠날 수 있었다. 무려 5개월동안 여자 혼자서!!!
다음 화 부터는 여행 중에 내가 꿈꿨던 소소한 버킷 리스트의 실행들을 하나씩 얘기해 보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