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버킷 리스트 연재물은 여행기와 겹치는 부분이 많다.사실 버킷 리스트 대부분이 국내에서 쉽게 할 수 없는 것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합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체험하고 나는 원래 조지아로 떠나기로 했다. 그런데 도저히 여기까지 와서 ‘내 평생 한번은 본다’에 방점을 찍어둔 피라밋을 안 보고 갈 수는 없다라는 생각으로 결론이 났다. 해서 계획은 원래 바꾸기 위해 있는 거라 하면서 갑자기 계획을 변경했다.
그러나 피라밋을 보러 가려면 카이로로 가야 하는데 생각만 해도 섬찟했다. 여행 유튜버에서 보던 삐끼랑 택시사기꾼들, 복잡한 소음과 차도, 먼지등이 떠올랐다.
비 영어권인 그 곳에서 몸무게 50키로 되는 한국 아줌마가 30키로가 넘는 짐을 짊어지고 끌면서 그 모든 악조건을 뚫고 헤쳐 나갈 수 있을까? 잠시 망설였지만 그래도 피라밋은 봐야한다!에 다시 한번 방점을 찍고 가기로 결심했다.
해서 이집트 다합에서 열 시간 넘게 걸리는 go-bus를 탔다. 굳이 뱅기 안 타고 버스를 탄 건 비용보다도 인천에서 다합까지 오는 동안 환승 포함 거의 하루가 넘게 걸린 공항이동에 대한 긴장감과 두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집트 고 버스 시스템은 버스 안 화장실도 있고 가는 동안 있을거라던 짐 체크도 없이 무사히 카이로에 새벽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택시 어플을 쓸까? 하는데 어느 새 달려온 택시 기사들, 나는 적어온 메모를 높이 쳐 들고 ‘기자 피라밋 인’하고 숙소이름을 소리쳤다.
그러니 서로 자기가 가겠다고 아우성인데 멀리서 한 청년이 달려왔다. ‘오 마이 갓’ 자기도 그기 가니 동행하자고 한다. 이런 왕재수가!! 덕분에 우리는 택시비 반값으로 기사에게 팁 약간 얹어주고 같이 탔다.
이스라엘대학에 연구차 와 있던 미국 청년인데 자기도 피라밋은 보고 가려고 잠간 온 거라 했다. 택시 사기 안 당하고 반값으로 탄 것도 좋았는데 도착 후 걱정이 사라졌다. 나는 새벽 체크인에 대해 별도로 말해두지 않았기에 짐만 맡기고 근처 카페나 갈까 생각 중이었다. 그러나 미국 청년이 숙소에 미리 메일을 보낸 덕에 직원이 기다리고 있었다. 해서 나도 덤으로 무리 없이 바로 체크 인 할 수 있었다.
처음 숙소를 예약할 때 숙소 어플에서 무조건 피라밋이 잘 보이는 곳을 찾았는데 과연 도착하자마자 루프 탑 옥상으로 올라가니 세 피라밋이 나란히 서 있다. 그 앞 중간 피라미드 앞에 스핑크스가 서 있다.
얼릉 현장감으로 사진찍어 보냈더니 아들 왈, ‘옴마 가짜 피라밋 아이가?’ 무슨 스핑크스가 땅강아지처럼 작노?‘ 한다 거리가 있어 그렇다 했지만 정말 우스웠다.
사람 얼굴에 사자의 모습을 한 지혜와 힘의 상징 동물처럼 여긴 신비로운 스핑크스였는데 하면서 나도 웃었다. 암튼 기원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니 5 천년 역사의 피라밋을 드뎌 실물로 내 눈 앞에 영접했다는 사실만으로 벅찼다.
그 곳에 5박 6일 머물면서 아침마다 피라미드를 루프 탑 옥상에서 매일 보고 저녁에는 라이트 쇼를 보기도 했다. 물론 가까이 가서도 둘러 보고 그리고 또 하나의 고민이 해결되었다.
나는 카이로 택시 바가지요금과 무방비 차들의 질주가 무서워 한국 가이드를 요청해두고 있었다. 그런데 도착 이튿날 무슨 이유로 캔슬 통보를 받았다.
그래서 숙소에 믿을 수 있는 가이드를 요청할까? 생각 중 이었는데 마침 루프탑 옥상에서 아침을 먹는 이태리 관광객을 만났고 자기가 며칠 함께 다닌 택시 기사가 너무 친절한데다 요금도 싼 편이라며 자기는 내일 떠나니 그 사람과 동행해보라고 적극 권해 주었다.
해서 아 이것도 ‘동시성’의 인연 아닌가 하면서 연락해서 그 날로 그 기사랑 동행하게 되었다. 역시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