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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별 May 02. 2024

목단꽃을 보며 어머니 생각이

어머니 닮은 목단꽃이 피어


  

5월 5일은 음력으로 3월 27일 

친정어머니 돌아가시고 3년째 되는 날이다.     

어머니는 삼 년 전 그해 날짜로는 5월 8일 어버이날 소천하셨다. 


날짜를 잘 기억 못 하는 나를 위해서 잘 기억하라고 그러셨는지, 

내가 어버이날 요양원에 다녀오고 나서 두 시간 만에 돌아가셨다.

나는 어머니랑 몇 달을 시골 내 집에서 보냈지만 마지막에는 드시지 못하니 

결국 병원으로 가셔야만 했다. 

코끼리처럼 코줄을 하신 어머니를 보는 것은 나에게도 큰 괴롬이었다.     

 

5월 5일 우리 친정 삼 남매는 삼년상 대신 

군위 가톨릭 묘지에 어머니를 뵈러 간다. 

어머니 영혼이 이제는 천국에서 

우릴 내려다보실 거라 여기며 

어머니를 생각하며 쓴 글을 같이 올려본다.      


영성학자 스베덴보리는 사람의 영혼이 

육체를 입고 오는 것은 “천사처럼” 살다 가기 위한 

목적이라 한다.      


말처럼 쉽진 않겠지만 날개 없는 천사처럼 

혹은 보살처럼 사랑을 베풀며 살다가 

삶의 끝자락에 각자 삶을 완성하고 

나비가 되어 훨훨 날라 왔던 곳으로 되돌아간다.

지상의 온갖 아름다운 추억을 가지고 돌아간다.     


사람은 살아가기 위해 이성이 필요하지만

관계적으로는 감정의 동물이다. 


그래서 날마다 희노애락애오욕의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체험함으로 배워서

자신의 영혼의 진화를 이룬다 믿는다.    

 

그러니 결국 매번 생의 목적은 

감정놀이를 통한 각자 영혼의 업그레이드, 

한 등급 레벨 업일 것이다.     


그래서 삶은 감정놀이의 한 마당

영혼의 진화를 위한 한 바탕 축제다

쓰든 달든 그를 알면 모든 일에 즐겁게 아멘 하며

날마다 새 태양을 바라보며 가게 된다!     


     



(아랫글은 오마이뉴스에도 올린 글입니다)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3026408


지난 주말 시골집에 갔더니 연못가 구석에 만개한 목단꽃이 반겨준다.      


화려한 붉은빛과 큰 꽃송이가 언제나 탐스러운 꽃이다. 넉넉한 마음씨로 잘 베풀고 성격도 쾌활하여 열정적이셨던 내 어머니를 닮은 꽃이다. 친정집 마당에 있던 목단꽃을 캐 와서 심고 잘 살아줄까 싶었는데 용하게 뿌리를 내려 올해로 삼 년째 꽃을 피우고 있다.      


나는 직장 명퇴를 하자마자 바로 요양원에 계시던 어머니를 시골집으로 모셨다. 그러나 어머니는 나랑 채 일 년도 못 채우시고 이듬해 어버이날 소천하셨다. 그러니까 목단꽃 닮으신 어머니는 이 꽃이 지는 때에 돌아가셨다.      


모란이라고도 하는 목단꽃은 동양에서는 부귀화로 여긴다. 원산지가 중국이라 예로부터 동양화에도 자주 등장하는 꽃이다. 어머니는 가셔도 어머니 닮은 꽃을 보니 허전한 내 가슴을 꽃의 붉은 사랑으로 채워주시는 듯하다. 한 번은 어머니 옆에서 자다 꿈에서 어머니 얼굴을 닮은 해수관음상을 보았다. 

이제 꽃을 보며 그 넉넉한 모습과 자애로움, 복스러움을 떠올린다. 바다를 좋아하신 어머니는 교사였던 내게 여름방학만 다가오면 언제 올 거냐고 전화를 했다. 그래서 같이 동해안으로 가서 바닷가에 텐트 치고 놀다 오기도 했다.     


초등학교도 나오시지 않은 어머니는 한글을 겨우 깨치셨지만 유쾌한 성품으로 시집 친정 식구 두루 돌보시며 양가 온 집안을 화목하게 돌보며 살다 가셨다. 나는 직장 다니랴 일남 팔 녀 외며느리 노릇 하랴 내 생활이 바빠 명절이라도 친정에 못 갈 때가 많았다.      


그러다 딱 한 번 친정에 가서 어머니랑 5박 6일을 함께 보낸 적이 있었다. 그때 어머니 좋아하시는 국수도 자주 삶아드리니 어찌 이리 당신이 하는 거랑 맛이 똑같냐? 며 하나뿐인 딸과 이리 보내니 꿈만 같다 하셨다. 그러나 벌써 노환에 다리 힘이 빠져 기저귀를 해도 몇 번 화장실 실수를 하시기에 어머니도 나도 마음이 편치 않고 서글펐다. 평소 어머니는 ‘죽으면 썩어질 몸, 아껴서 뭐 하냐?’며 몸을 아끼지 않고 부지런하셨다. 그러던 그 많든 기운, 활기는 다 어디로 가고 이리 사그라질까 싶어 안타까웠다.     


그런 어머니는 보살심같이 마음이 순수하셨는지 꽃을 무척 좋아하셨다. 가을이면 유난히 국화 향기를 좋아하셔서 이미 국화 철이 지났는데도 국화 화분이 있으면 사 오라고 전화를 하셨다. 나는 몇 군데 꽃집을 들러봤지만 없어서 이제 국화가 다 끝나버렸네 하고 말았다.      


사람은 가도 꽃은 철 따라 다시 피니 봄에는 목단꽃, 가을이면 국화꽃을 보면 꽃과 함께 어머니 생각이 절로 난다.     


어머니 닮아 소담스럽게 핀 목단꽃
어머니와 가을산책, 침상에 두었던 국화꽃과 마지막이 된 카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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