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릭스 버스 타고 이동 중 갑자기 화장실이 가고 싶어 혼났다. 원래 이동일은 잘 안 먹는 편인데
호텔 조식에 너무 좋아하는 치즈와 마른 소시지가 있어 먹었더니만 과유불급 ㅠㅜ
숙소건물 들어올 때 호텔직원이 가방 들어주면서 여기가 플라멩코 공연장인데 숙소 게스트는 다 공짜로 관람할 수 있다 했던 말이 생각났다. 기분도 전환할 겸 언니는 뻗어 주무시고 나 혼자 내려갔다. 공연장엔 돈 내고 들어온 삼사십 명 관객들이 있고 이미 공연이 시작되었다. 진짜 플라멩코 공연은 첨이다.
암튼 비몽사몽간에 슬리퍼 끌고 내려가 본 공연은 강렬했다. 특히 박수로 박자를 맞추며 무용수와 호흡을 완전 맞춘 노래와 시선, 동선 등이 기타 반주와 함께 혼연일체 ㅎㅎ 당연히 몰입이 안 될 수 없다.
처음 보는 나에게도 멜로디는 아무리 들어도 아랍풍이고 강렬한 춤사위는 누가 뭐래도 집시풍이다. 그러니 스페인 라틴, 아랍 무어인, 방랑족 집시가 혼합된 안달루시아 아니 스페인 아니 전 세계에서 가장 인정받는 민속음악, 춤이 된 거 같다. 이것이야말로 각 문화의 다양성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원융, 통섭의 결과가 아니겠는가 말이다.
암튼 이곳에서 머무는 동안 날마다 두 차례의 공연을 공짜로 보게 되었으니 이것만으로도 세비야는 다 본 걸로 끝이다 싶었다. 구글 검색해서 근처 식료품점 Carrefour나 가 볼까 어슬렁 나갔는데 집 앞 성당이 길쭉하다. 점심 먹은 곳 주변이 온통 북적인다. 도심에 숙소를 정하긴 했지만 제법 큰 성당이네 하며 걷는데 성당문에 새겨진 마리아상과 기타 조각들이 남다르다.
암튼 좋아도 가슴에, 눈에 담자~하고 지나와서 아니 근데 이 성당이 뭐지? 하고 검색해 보니 세비야 대성당이다. 이전에 바티칸 보고 나서 바티칸인 줄 알았던 것과 같다.
세계 3대 성당인 세비야 대성당이라니 유별나지 않을 수 없었던 거다.
무어인 500년 지배동안 모스크로 지은 걸 그 후 성당으로 바꿔서 더 확충해서 대항해시대 스페인 중심역할을 했던 이곳 세비야에서 그 부를 쏟아부어 보란 듯이 무려 백 년의 세월 동안 지은 것이다.
알고 보면 더 좋지만 모르고 보면 더 기억에 남는 장점도 있다
인생도 여행도 경험이다. 그래서 나는 여행한다.
내가 직접 보고 체험해보지 않은 것은 내 것이 아니니.
머리에 넣은 지식으로 살은 삶은 지금껏 만으로도 충분하고
이제는 그냥 보고 가슴으로 느끼며 체험하여
진정 내 것이 되는 것만 가지고 살다 가려한다.
세비야 대성당 앞에서 먹은 빠에야, 다른 곳에서 먹은 것에 비해 더 맛있진 않다~ 단지 냄비가 뜨거워서 오래 덥혀지는 것이 좋았고
세비아 대성당 용서의 문 입구
알카사다 궁전 실내 연못
궁전의 정교한 아랍풍의 아치문
궁전입구 조약돌 문양~~ 반질함 속에 세월이~~ 그 발자국들이 그려진다
세비야 대성당 안의 콜럼버스 무덤
대성당 안의 화려한 내부모습들~ 원래 모스크로 실내가 텅 비었던 것을 가로세로 구획해서 나누고 제단을 쌓아 성당으로 개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