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란 나무를 일정한 간격으로 나란히 놓고 보강하고 하더니 2층 천장 공사가 다 되었다. 여기에 합판으로 마무리하고 바닥공사를 하고 나면 우리가 걸어 다녀도 끄떡없는 2층바닥이 된다고 생각하니 신기했다. 조금은 불안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나중에 2층에 테라스에 올라가서 밖을 내다보니 2층집 짓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2층은 계단 옆에 작은 공간과 방하나를 만들고 나머지는 테라스를 만들 계획이다. 그래서 1층보다 훨씬 일정이 빨리 끝났다. 2층방에 크게 뚫린 부분이 창문인데 크게 만들 긴 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2층 뷰가 너무 좋아서 'ㄱ자 창문'으로 만들걸 그랬다는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하긴, 밖을 더 잘 보려면 테라스로 나면되지뭐...목수님들 실력이 너무 좋아서 몇 시간이 지나니 벽이과 천장이 만들어졌다. 옆에서 보고 있으면 구경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어느새 2층 벽체공사도 마무리가 되었다. 이렇게 보니 이제 집 짓는 게 더욱 실감이 났다.
비록 뼈대만 있지만 풀만 우겨져 있던 땅에 바닥을 다지고 나무로 기둥과 벽을 만드는 과정이 눈깜짝 할 새이다.
완성된 골조에 OBS합판을 붙여서 벽체를 만든다. 1층을 빙둘러서 벽을 만든 뒤에 비계를 세우고 2층골조에도 OBS한판을 붙이니 벽이 되었다. 비계라는 말은 저도 처음 들었는데 '높은 곳에서 공사를 할 수 있도록 임시로 설치한 가설물'이라고 한다. 공사할 때 지다가 보면 집을 빙둘러서 파이프가 있었는데 그게 '비계'였던 걸 이번에 알았다.
합판으로 벽을 둘러싼 모습을 보니 집이 거의 지어진 것 같다. 하지만 이건 공사의 30% 정도 밖에 안 된 상태이다. 아직도 갈길이 멀었다. 이렇게 집 짓기가 착착 진행되니 다음은 어떤 공정을 하는지 궁금해졌다. 외벽공사가 다되고 나서 안에서 무언가를 또 만들고 계셨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다. 1층계단아래는 공간을 활용해서 작은 보일러실도 만들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아래는 작은 냉장고가 딱 들어갈 만한 크기와 높이다. 나중에 냉장고를 놓은 걸보고는 일부러 냉장고 맞춤자리냐면서 다들 한 마디씩 물어보았다. 집이 작아서 그런지 계단도 아담하니 참 앙증맞아 보였다.
이렇게 공사가 순조롭게 잘 진행 된다고 생각했던데... 시골에서 집 짓기란 참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랫집에서 민원이 들어왔다ㅜㅜ 우리 집 베란다에서 본인 집 앞마당이 보이는 게 싫다면서 베란다를 막거나 다른 방향으로 돌리라고 하였다. 이동식 주택도 아니고 이미 골조와 외벽공사가 다 진행된 집을 뚝 떼어서 옆으로 방향을 돌 릴 수도 없는데 말이다. 시골인심하고는... 어이없긴 했지만 이웃끼리 얼굴을 붉히며 싸우는 것보다는 서로 타협을 보기로 했다.
베란다 창을 막을 수없으니 앞쪽으로 벽을 세우는 것으로 해결을 했다. 가로 3미터 * 세로 1.2미터의 벽을 집 앞에 세워서 시야를 차단하기로 했다. 나중에는 가로 1미터만 더 늘려달라고 하셨다ㅜㅜ
이렇게 이웃집과의 일은 일단락되는 것 같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그래서 집 짓는 게 쉬 운게 아니라는 말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의 시야를 가로막았던 4미터의 벽이 애물단지였지만 남편의 금손 덕분에 너무 예쁜 공간으로 바뀌었다^^ 남편이 바닥에 나무를 깔고 벤치를 만들어 집 앞을 카페로 변신시켜 주었습니다. '팬더님의 셀프공사'로 다시돌아올 예정이다.
판다목수님 작품 1
보기 싫던 벽이 이렇게 예쁜 공간으로 탄생되어 아침이면 커피 한잔 들고 홈카페로 향한다.
집짓기 이야기를 하는 동안에는 저도 그때로 돌아가서 다시 설레이는 마음이든다. 근데, 아쉬운 부분도 있어서 다시 집짓기를 하라고 하면 두 번째는 더 잘 할 것같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