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나는 남들이 말하는 ‘괜찮은 사람’이 되기 위해 애썼다. 착한 딸, 좋은 아내, 따뜻한 상사. 그 역할에 잘 맞게 살아가다 보면, 내 삶도 자연스럽게 안정되고 평탄해질 거라고 믿었다. 그래서 사람들의 기대를 놓치지 않으려 노력했고, 무언가를 선택할 때마다 늘 타인의 시선과 반응을 먼저 떠올렸다.
‘지금 이 일을 그만두면 무책임하다고 보이지 않을까?’
그런 질문들 앞에서 나는 종종 내 마음을 뒤로 미뤘다. 나의 감정과 욕구보다 사회적 기준이나 주변 반응이 더 중요해 보였고, 그렇게 결정하는 것이 ‘어른스럽다’고 여겨졌다. 그러다 문득, 이런 질문이 내 안에서 올라왔다.
‘나는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 걸까?’
그 질문은 간단했지만, 대답은 쉽지 않았다. 수십 년간 익숙해진 방식대로 살아왔기 때문에, 이제는 남들의 기대에 맞춰 살기보다는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 내가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걸 조금씩 배워가고 있었다.
특히 북세일즈 일을 하면서 그 감각은 더욱 선명해졌다. 많은 사람들은 세일즈라면 무조건 말을 잘해야 하고, 빠르게 성과를 내야 한다고 말한다. 고객을 많이 만나고, 판매를 많이 하는 게 성공이라고 여긴다. 처음에는 나도 그 기준에 맞춰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일을 하다 보니, 그게 내 방식과는 조금 다르다는 걸 느꼈다. 나는 단순히 책을 파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진짜로 필요한 것을 함께 고민해 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더디더라도 진심을 담아 전달하려 노력했고, 내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공부도 시작했다. 독서지도사 과정을 수강했고, 심리상담 교육도 받았다. 그렇게 나를 키우며, 고객에게는 단지 책 한 권이 아니라 삶의 방향과 연결된 제안을 건넬 수 있게 되었다.
아이를 키우며 공부까지 하느라 속도는 느렸지만, 나는 내 길을 걷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남들이 빠르게 가는 길이 있어도, 나는 내 리듬에 맞는 속도로, 내가 납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걸었다. 그것이 나를 지치지 않게 했고, 결국 나답게 성장할 수 있게 만들었다.
예전에는 늘 기준을 밖에서 찾았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씩, 내 안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 타인의 기대에 맞추는 삶이 아니라, 나에게 솔직하고, 나를 존중하는 삶이 더 깊은 만족을 준다는 걸 이제는 안다.
조금 달라도 괜찮다.
조금 느려도 괜찮다.
그 대신 그 길이 ‘내 마음이 괜찮다’고 느끼는 길이라면, 그걸로 충분하다.
내가 끝까지 걸어갈 수 있는 방식이, 내게는 가장 좋은 길이다.
이제는 삶의 방향을 선택할 때, 타인의 평가보다는 나 자신과의 대화가 더 중요하다. 그리고 그 대화는 늘 이렇게 묻는다.
“지금 너는, 너답게 살고 있니?”
그 질문 앞에서 망설이지 않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면, 나는 그 하루를 충분히 잘 살아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