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급하게 먹다가 급체라도 하면
그 이후엔 거들떠보기도 싫어진다.
한참 후에 다시 먹게 되더라도
체하기 전보다는 좋아하지 못한다.
인간관계도 그런 거 같다.
내가 너무 좋아한다고 성급하게
내 모든 걸 주려 하고 다 보여주려 하면 꼭 탈이 났다.
상대방이 부담을 느껴 멀어질 때도 있었고
그 관계를 이용하려는 경우도 있었다.
그렇게 멀어진 인간관계는
깨진 유리조각을 다시 맞춰 놓은 것처럼
겉보기에만 괜찮아 보일 뿐,
편하게 닿을 수 없는 관계가 되어버렸다.
많은 사람들을 겪어보니
소중하고 좋아하는 사람일수록
인간관계에서의 닿을 듯 안 닿을 듯한
거리 유지는 상당히 중요했다.
곁에 있지만 없는 듯,
때로는 알면서도 모르는 척해주고,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알아주는 것처럼
그렇게 해야
진심이 서서히 서로에게 스며드는 거 같다.
화르르 타오르다 금방 꺼지는 불꽃보다
숯처럼 뜨겁지만 잔잔하게 온기를 주는
인간관계를 가지자고 나 자신에게 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