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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윤 Apr 01. 2024

밤이 참 길다.

#일상에세이

꽤나 잠이 오지 않는 밤이었다.

한참을 뒤척 뒤척..

고요한 새벽에도 창문 너머

도로에는 간간히 달리는 차 소리가 들려온다.

'이 시간에 다들 어딜 가는 걸까?'

일을 하는 걸까,

아니면 바람을 쐬러 나왔을까

어디 급하게 가는 걸까.


저마다 제각기의 이유로

오늘을 살아내는 거겠지.

문득

인생이 참 길다고 생각이 들었다.


내가 밤잠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는 이 이유도

멀리 보면 잊히고 기억이 안 날지도 모르는 것을

이리 잠도 못 잘 정도로

지금의 나를 괴롭히나.


어쩌면 당장의 내일,

아니 자고 나면 괜찮아질지도 모를 텐데.


나를 하염없이 울게 했던

그 사람의 얼굴도 목소리도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너도, 언젠가 그 사람처럼

내 기억에서 희미해질까.


우리가 , 서로가

그렇게 희미해질 수 있을까.


잠깐 보지 못했다고

너의 얼굴이, 목소리가 점점 옅어지는 것 같다.

무섭다.

그리 함께 오래 했는데

이리 쉬이 잊힐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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