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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윤 Apr 02. 2024

어머니를 보내고 딸을 받았던 달이 왔다.

#일상에세이

엄마는 엄마의 껌딱지셨다.

4 자매 중 셋째

막내가 태어났어도 외할머니의 등은

엄마의 자리었다고 하셨다.


배움조차도 모두에게 넉넉하게 돌아가지 않았던

그 시절,

엄마는 떠나기 싫던 외할머니의 등을 떠나

언니들이 자취하는 도시로  배우기 위해

와야만 하셨다.


그렇게 자리 잡은 그곳에서

훗날 엄마는 딸을 낳으셨다.

그리고 그다음 해

딸이 태어났던 그 달에

외할머니는 여기보다 더 달에 가까운

그곳으로 멀리 떠나셨다.


4월,

엄마에겐 봄바람이 아리게 다가오는 달,

그 어떤 꽃샘추위보다도 차디찬 달


모두가 다시 생기를 찾는 달

엄마는 매년 봄이 오면

어렸을 때부터 잔병치레를 하셨다.


외할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이렇게 티가나는 걸까,

이루지 못한 상사병처럼

평생 잊지 못할 애잔한 사랑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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