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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윤 Sep 27. 2024

한 달 차 마지막 날

#수영일기

어느덧 한 달 수영강습의 마지막 날이 왔다.

정리하는 느낌으로 복습 위주의 수업이 진행되었고

선생님은 물속에 들어오지 않고

밖에서 자세를 봐주셨다.


이 모습 또한 전에 수영장에서는 본 적이 없어서

살짝 신선(?)한 모습이었다.


발차기는 오늘따라 아무것도 되지 않았다.

앞으로 나아가지도

고개 들고 차는 것도 호흡하며 차는 것도

오늘따라 더 안되고 나를 힘들게 했다.

무거운 내 다리는 오늘 더 가라앉고 떠오르질 못했다.


어제 정말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러 서울 갔다 오느라

하루 연습 빠졌다고 이러나.

피로감은 호흡도 발차기도 물아래로 가라앉게 했다.


지금 할 수 있는 건

앞사람과 멀어지지 않으려 부단히 열심히 하는 것뿐.


게다가 생각보다 수강생분들도 꽤나

안 나오면서 순환도 빨리 돌고 있었다.




그래도 수영을 하며 참 좋은 건

잡생각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잠시라도 집중력이 흐트러진다면

코안으로 맵디 매운 물맛을 보기 때문이다.

사람이 생존에 위험을 느낄 때만큼

무서운 게 있을까.


사고란 한순간에 나기도 하고

작은 실수 하나에도 나는 것이라

레인 끝으로 갈수록 조금씩 더 깊어지는 물속에서는

이 순간에만 집중해야만 했다.


수영은 이래저래 많은 생각으로 헤매는

내 머릿속을 맑게 정리해 주는 고마운 운동이다.




수업의 마지막 날엔

킥판 잡고 자유형 양팔 돌리기까지 하고 마무리되었다.

선생님께서

'회원님 보니까 지금도 자유형 완성되겠는데

  기본이 제일 중요니까 진도를 무리하게 빼진 않았어요.'

하고 얘기해 주셨는데 뭔가 뿌듯했다.


사이드킥도 못해 사이드 호흡 때

매일 물을 함께 먹으며 가라앉던 내가

그래도 지금은 옆으로 호흡하고 팔 돌리기도 하고 있다니

포기 안 한 나에게 그래도 잘했다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 늦어도 해내는 마음도 참 중요하다.


다음 달부턴 선생님들끼리 담당반 배정이

바뀌기에 아쉽지만 이별(?)을 해야 했다.


10월 첫 수업은 공휴일 때문에

둘째 주부터 시작된다.


한 달 동안 열심히 가르쳐주신 선생님께 감사의 마음을 가지며 다음 수업이 시작되기 전까지

기본을 더 잘 다지고 있어야겠다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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