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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책갈까 May 02. 2023

여기도 사람이 있는데 왜 아무도 몰라

내가 절망적인건 그만큼 절박해서 겠지?

난 겁이 많다.

계획이란 꼭 정해진대로 가지 않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뭔가 계획되지 않은 게 있으면 불안한거 같다.

이런 사람이 한치 앞도 모르는 프리랜서를 4년 동안이나 잘도했다.

매번 돈나올때도 없었는데 어떻게 몇년을 했는지.

신기하다.

좋아서 하는 일에는 사리분별이 흐려지는 거 같다.

휴식기때 돈이 없어서 불안감이 증폭하던 사람이.. 정말 참 아이러니 하다.


얼마전에 잘 못 사는 사람들 특징에 대한 영상을 하나 봤다.  

나에게 물어봤다, 나는 잘 살고 있는가?

잘 살고 있는 거 같지 않다.

왜 그런가 생각해봤다.


후회.

자책.

우유부단.

고민되는 일을 필요이상으로 오래 생각하는거.

결단력 부족.

겁이 많다.  

높은 불안지수.


이런 요소들 때문이 아닐까 싶다.

자신감으로 넘치던 때가 있었다.

20때에는 거의 그랬다.

10대 때는 약간 무식했던거 같다. 해보면 되지, 안되는게 어딨어? 라는 식이었던거 같다.


20대 후반 쯔음 번아웃을 겪고 그 밑으로 마음이 서서히 내리막길이었다.

자신감도 없어졌고, 자꾸 사리게 되고, 움츠러 들고.

누가 날 이곳에서 꺼내줬으면 싶었다.


여기도 사람이 있는데 왜 아무도 몰라줘, 라고 외치는 심정이었다.

세상은 나 하나 죽어봐야 눈 하나 꿈쩍하지 않는게 아니다.

애초에 내가 사라졌는지를 모를 뿐이다.

내가 존재했는지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은 세상에서 나 하나 없어졌다고 그게 무슨 감흥이 될까. 싶다.


내가 너무 냉담한가. 하지만 사실이지 않나.


어떠한 일에 결단을 내릴때 단순하게 생각하는게 정말 맞는거 같다.

깊게 생각하지 않고 감정을 앞세워서 생각하지 않는게 제일 좋은거 같다.  

도전해봤는데 당연히 아닐수도 있는 확률에 대해 나는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다.

이렇게 이렇게 계획을 짜서 이렇게 해야지. 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당연히 될 것처럼.


내 선택에 절망적인건 내가 그만큼 절박해서일까?


나는 아직도 촬영팀 승진 자리를 후회하고 있다.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후회도 조금 옅어진거 같긴 하지만...


회사에 출근을 하면서 내가 도대체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걸까 싶기는 하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일수도 있는데 내가 꿈꾸던 삶과 멀어진 듯 조급해진다.

좋아하는 일은 포기하고, 그냥 흐름대로 살아야되나... 싶기도 하고.


사실 다시 촬영팀으로 돌아가면 내 애정이 기대했던 거 만큼 성에 안찰수도 있는건데.

못한다고 생각하니 조금 미화됐나 싶기도 하고.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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