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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넬로페 May 27. 2023

(여자)아이들 - I feel 앨범 리뷰

TOMBOY 이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여자) 아이들(이하 아이들)은 락을 기반으로 한 자신들만의 느낌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다. 장수 걸그룹의 성공적인 정규 앨범 이후 실패와 성공을 규정짓기 힘들었던 애매한 포지션에서 탈피해 1군 걸그룹으로 당당히 자리 잡은 아이들의 6번째 미니 앨범은 어떤 모습일까?

긍정적, 부정적을 떠나서 더욱 YOUNG 하고 MZ 해졌다. 아이들이 두 번의 컴백을 통해 다져놓은 고유의 특징은 가져가면서도 다양하고 색다른 장르들을 준비하고 그 퀄리티는 높다. 자존감 높고 당당한 여성에 대한 진취적인 가사에서 약간 비틀어 그럼에도 감성적이고 이리저리 휘둘리는 젊은 여성의 시각을 담게 되어 색다른 맛이 있다. 락 기반의 아이들이 보여주는 또 다른 오리지널 시리즈라는 앨범 평가가 제격이다.

타이틀은 아주 안전한 길을 선택했다. 아이들에게 사람들이 기대하는 음악을 가지고 나왔다. 이제는 [아이들]이라는 걸그룹을 들었을 때 떠오르는 이름이다. 아주 예상 가는 장르와 내용, 그러나 중독성 있는 멜로디이다. 개인적으론 가사가 유치한 감이 없지 않아 있으나, 유쾌하고 즐거운 하이틴 물의 주인공을 보는 듯해 어느 정도의 유치함도 특유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데 도움이 되었다. 흔히 하이틴에 나오는 조금 골 때리고 나사 빠진 퀸카 역할에 맞는 가사라고 생각한다.

그 외의 수록곡은 놀랍다. 정규 앨범 <I NEVER DIE>에서 충분히 입증했으나, 소연을 비롯한 큐브의 곡을 뽑는 능력은 아주 인상적이다. 또한 자칫 걸그룹으로써는 위험하거나 실험적인 시도가 있을 수 있는 컨셉이나 곡도 과감하게 시도할 수 있는 회사의 분위기도 한몫한다. 아주 안정적이면서도 흔하지 않아서 진부함은 없는 그러한 곡 구성이다. 아주 대중적이면서도 그렇지 않으려는 적정선을 잘 찾은 듯 하다. 또한 그렇다고 해서 시류를 따르는 저지 클럽, 하이퍼 팝 그리고 드럼 앤 베이스를 어쭙잖게 조합해 트렌드는 트렌드대로 따르지 못하고 고유의 컬러는 그것대로 잃어버리는 선택을 하지 않았다. 아주 하이틴 락에 케이팝을 듣기 편하게 녹여낸 <Allergy>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자기혐오 가사와 타이틀곡과 이어지는 퀸카에 대한 동경을 거울 알레르기라는 좋은 소재로 풀어내 내용적으로도 좋은 평가를 줄 수밖에 없었다. 일렉 기타인지 잘 다듬은 신디사이저인지 헷갈리는 신디 라인을 깔고 고급스러움을 덧댄 <Lucid>, 묵직하고 강렬한 베이스 라인이 흥겨운 <All Night> 또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렇다고 오로지 강렬한 케이 락 팝에만 집중한 것은 아니다. <Paradise>, <어린 어른>과 같은 앨범을 마무리하는 곡에서 감성적인 면모와 Chill 한 면모를 보여주며 ‘소셜 미디어 팝’이라는 지극히 아이돌스러운 장르를 아주 잘 녹여냈다. 또한 뻔하디 뻔한 가사가 아닌 아이들스러운 재미있는 가사도 주목할 점이다. 이 가사에 각 멤버들이 모두 참여했다는 것도 아티스트로써 아이들을 바라볼 부분도 있다는 점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실실 웃으면서 보는 재미있는 하이틴 무비 한 편을 본 기분으로 앨범을 감상했다. 이런 경험을 받는 앨범은 드물고, 더군다나 아이돌이라는 형태의 아티스트에서 느끼기는 더욱 힘든 감정이기 때문에 아주 인상적이었다. 오랜 활동 동안 애매했던 자신들의 위치를 최근에선 완전히 깨부수고 그 울분을 토해내는 것 같아 그들의 활동은 격정적인 면까지 느껴진다. 자신들의 가사를 모두 실천하는 것 같은 힙합스러움까지 보여주어 이 앨범과 아이들의 서사가 더욱 빛나고, 대중도 이를 인정한다고 판단한다.​


<<(여자) 아이들 - I feel>> 7/10점

“입지를 다진 아이들이 보여주는 즐거운 하이틴 무비”​


1. 퀸카 (Queencard) ​[!추천]

2. Allergy ​[!추천]

3. Lucid

4. All Night ​[!추천]

5. Paradise

6. 어린 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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