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해보자
축구를 하다가 다쳐 전신 마취 수술을 6번이나 하였다. 이 정도면 나는 축구를 하면 안 되는 사람인가 보다. 계속 다치기만 하니 두렵기도 하다. 이러다 정말 크게 다치기라도 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그래서 이젠 축구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재활 목적으로 달리기를 하는데 풋살장을 지나가고 있었다. 휴식을 취할 겸 살짝 구경을 했는데 즐거워 보였다. 그리고 나의 다짐은 점점 누그러들었다. 안에 들어가서 같이 땀을 흘리며 뛰고 싶었다. 하지만 내 다리는 아직 회복 중이기 때문에 달리기를 하였다.
열심히 재활치료를 하다 대학교에 복학을 하였다. 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했다. 거기에 남자 동생이 있는데 자기 과와 풋살을 하자고 하였다. 수술 후 처음 풋살을 하는 것이기도 하고 또 다칠까 걱정이 돼서 처음엔 거절을 하였는데 계속 꼬셔서 결국 하게 되었다.
오랜만에 뛰니까 너무 재밌었다. 모두가 힘들지만 참고 뛰는 모습과 넘어지면 일으켜주는 모습들까지 멋있었다. 나는 축구를 해야겠다. 하지만 전보다는 더 조심히 한다. 공보다는 몸을 더 생각하며 강한 몸싸움에는 아예 끼질 않는다.
누군가는 왜 이렇게까지 축구를 하냐고 묻는다. 다른 것에 비유를 하자면 어려운 수학 문제에 직면을 하였을 때 해설과 답안지를 안 보고 자기 힘으로 끝까지 풀었을 때 희열을 느끼는 느낌과 비슷하다. 힘들게 뛰어서 한 골을 넣거나 경기에 승리를 하게 된다면 그 기쁨은 말로 표현을 할 수 없다. 그때는 모두가 하나가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축구를 시작하면서 다치기만 했던 경험들을 글로 풀어내었다. 오래전에 일이라서 그때의 감정들을 세세하게 담아내지는 못했지만 조금이라도 전달이 되었으면 한다. 앞으로도 축구를 할 기회가 있다면 할 것이고 건강하게 사는 것이 목표다.
이제 인생의 전반전이 끝났으니 후반전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