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셨다고요...?

단골손님

by 다구

우리 가게의 단골손님이 있다. 그냥 얼굴만 봐도 무엇을 시키실지 알고 있다. 그리고 소금을 많이 넣어 드시고 항상 소주를 함께 드신다. 거의 아들과 함께 오기 때문에 아들의 얼굴도 기억을 하고 있다. 전화로 포장을 주문하셔서 어느 때와 같이 인사를 나누고 음식을 드렸다. 그때 엄마가 "아버님 가져다 드리려고 포장하신 거예요??"라고 묻자 열흘 전에 돌아가셨다는 말을 하셨다.


애써 웃으면서 말을 하셨다. 말을 듣자마자 큰 충격에 빠졌다. 분명 며칠 전에도 오셔서 드셨던 거 같은데 병원에 입원을 하고 계시다가 돌아가셨다고 한다. 엄청 좋아하셨던 음식이라서 제사상에 올려놓기 위해서 포장을 하셨다고 하며 내 어깨를 치면서 이제 자주 못 올 거 같다는 말을 하시고 가셨다.


그동안 일을 하면서 손님들의 부고를 많이 봤다. 하지만 이번엔 기분이 묘했다. 내가 좋아했던 단골손님이라서 그런가 마음이 울적했다. 하루 종일 손님의 얼굴이 떠올랐다. 이럴 줄 알았으면 오셨을 때 더 잘해드렸어야 했는데 말이다. 이름도 모른다. 주변에서 문 씨라고 불러서 오실 때마다 나도 문 씨 아저씨 왔다고 했었다.


문득 '메멘토모리'라는 말이 떠올랐다.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라는 뜻이며, 사람은 언젠가 죽는다는 의미로 알고 있다. 뉴스를 보면 갑작스럽게 돌아가시는 분들을 볼 수 있다. 그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최근에 친구의 어머님의 장례식장에 다녀왔다. 위로를 하고 싶은데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묵묵히 곁을 지키고 나왔다. 그리고 이모부의 나이가 거의 환갑이 다 되어 가는데 아직까지 어머님은 건강하시다. 내 기억에 아흔몇 살로 알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 몸이 좋지 않아 수술을 하셨는데, 다행히 잘 되어서 집에서 쉬고 계시다. 항상 일을 하시려고 해서 이모부가 걱정이 많으시다.


이렇게 주변에서 큰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요즘 뜨는 줄임말이 '아보하'이다. '아주 보통의 하루'라는 뜻으로 너무 행복하지도, 너무 불행하지도 않은 하루를 보낸다는 뜻이다. 이런 평범하면서 아프지 않은 하루를 사는 것이 행복한 요즘이다.


퇴근하고 무리하게 달리기를 한 결과 왼쪽 무릎이 아프기 시작했다. 잠깐의 근육통인줄 알았는데, 찌릿찌릿 아파서 며칠 동안 운동을 쉬고 있다. 하지만 일은 해야 하고 엄마한테 말을 하면 걱정을 하시니까 몰래 온찜질과 냉찜질을 하고 있다. 이렇게 조금만 아파도 아프지 않았던 평상시의 내 몸을 그리워하게 된다. 아팠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동의를 할 것이다.


행복은 별거 없는 거 같다. 나도 건강하고 모두 건강하면 그게 최고인 거 같다. 맛있는 거 많이 먹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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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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