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있었던 일이다. 하나는 가벼운 일이고 다른 하나는 무거운 일이다. 첫 번째는 자주 오시던 손님이셨다. 친구분이랑 같이 오셔서 밥을 먹고 술을 마시는 분이신데, 이번엔 친구와 또다른 분이 오셔서 셋이 밥을 먹었다. 밥이 나오기 전에 포장을 주문을 하셨다.
계산을 할 때가 되어 또 다른 분이 계산을 하러 오셨다. 그래서 포장까지 계산을 해드릴까요?라고 물었더니 그러라고 하셨다. 하지만 계산을 하려는 것을 눈치 채고 평소에 오시던 분이 계산대로 급하게 뛰어 나오셨다. 그렇게 둘이 서로 계산을 하려고 실랑이를 벌였다. 거기에 나는 할지 말지 고민을 하다가 계속 하라는 소리에 그냥 해버렸다.
그랬더니 평소에 오시던 분이 나보고 잠깐 와보라고 하셨다. 그리고 "이건 내가 개인적으로 시킨 일인데 왜 포장까지 계산을 하냐?"라고 하셨다. 평소 같으면 넘겼겠지만 이번 일이 처음도 아니고 저번에도 그러더니 짜증이 확 났다. 그래서 엄마를 불러 처리해 달라고 하고 돌아섰다. 계산을 하라고 해서 한 것인데 왜 내가 혼나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매 번 그러니 나도 이번엔 참지 않았다.
그랬더니 가실 때 사과를 하시고 다음 날엔 멀쩡한 상태에서 정중하게 사과를 하셨다.
두 번째는 손님들이 많이 와서 피곤한 주말이었다. 날도 덥고 진상들도 많아서 매우 피곤한 상태였다. 우리 집은 8시에 마감인데, 저녁에 엄마한테 우리 아파트 동 대표에게 전화가 와서 7시 30분까지 온다고 했다. 메뉴는 심지어 끓여서 먹는 전골이었다. 그 소리를 듣자마자 절대 안된다고 하였다. 적어도 7시에는 오라고 하라고 했다. 절대 일찍 가지 않을 것이고 술도 마실 것이며, 다음 날 새벽에 출근을 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이번엔 완강하게 안 된다고 하였다.
하지만 엄마는 그 사람들에게 일찍 오라고 하지 않았다. 이때부터 기분이 좋지 않았다. 어차피 남아서 기다려야 하는 것은 나인데 화가 났다. 다행이도 그 사람들은 일찍 일이 끝나서 7시에 왔다. 골프를 치고 온 것으로 보인다. 엄마의 지인이기에 친절하게 대해드렸다. 이 사람들은 4명이었다.
전골 볶음밥을 내가 볶아 드렸는데, 그 중에 한 명이 나에게 만원을 주었다. 감사히 받았는데, 옆에 있던 사람이 자기에게 다시 달라고 하였다. 그리고 조롱하듯 장난을 치고 다시 나에게 주었다. 이때부터 감정이 상해있었다. 고작 만원가지고 이러는게 불편했다. 밥을 일찍 볶아서 일찍 갈줄 알았는데, 계속 가지 않았다. 4명 빼고 모두 가고 설거지까지 끝나니까 8시 20분 정도 되었다.
모두 보내고 혼자 남아서 50분까지 기다렸다. 갈 생각이 없어 보여서 50분에 가서 혹시 언제까지 드실거냐고 묻자 9시 채워서 간다고 한다. 그리고 계산서를 가져오라면서 커피 심부름까지 시켰다. 커피를 주면서 계산서를 드렸는데, 날 세워두고 5분 정도 서로 계산을 미뤘다. 미루고 미루다 한 사람이 카드를 주면서 계산을 해오라고 시켰다. 딸기나 과일 있으면 가져오라고 하면서 말이다.
지금 글을 쓰면서 보면 대단한 큰 일은 아닌거 같지만 그때는 짜증과 화보다는 상실감? 허탈함? 이런 느낌이 들었다. 9시에 가고 집에 오면서 담배를 피지 않는 내가 이대로 있으면 담배를 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아픈 다리지만 달리기를 해서 스트레스를 해소 하려고 했다. 뛰고 와서도 기분은 나아지지 않았다.
그래서 엄마한테 처음으로 화를 냈다. 있었던 일을 말하면서 최근에 손님이 취해서 나에게 욕을 했을 때도 내 편을 들어주지 않고 손님 편을 들었던 것과 오늘 매우 피곤해서 일찍 오라고 해도 들어주지 않았던 것들을 말을 했다. 이러면 일을 열심히 하지 않겠다고 하였다. 열심히 해도 내 편도 없고 손님들에게 친절하게 하고 늦게 가도 이해해줘도 돌아오는 것은 이런 것들 뿐이다.
일 하면서 처음으로 진지하게 말했다. 그 말을 듣고 밤에 아파트 동 대표한테 전화해서 화를 냈다. 그리고 만원을 줬다 뺐었다 한 사람에게 다음 날 아침에 연락해 사과하게 만들었다. 바빠서 못 봤지만 저녁에 보니 아침에 장문의 사과 문자가 와있었다.
생각보다 진지하게 사과해서 놀랐지만, 기분은 나아지지는 않고 그냥 그랬다.
일도 힘들고 진상 손님들 대처하는 것도 힘들고 더운 것도 물론 힘들지만 가장 힘든 것은 내 편이 없을 때이다. 손님들도 뭐라고 하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뭐라고 하면 나는 도대체 어떻게 일을 해야 할까. 일이 힘들어서 짜증도 내고 그렇다고 하지만 나도 사람이라 힘들다.
난 어디에 짜증도 못 내고 혼자서 끙끙 앓아야 하는 이런 자체가 싫다. 그래도 엄마한테 말하고 이렇게 글도 쓰니까 한결 낫다.
왜 밖에서 떨어진 자신들의 자존감을 우리에게 찾으려는지, 왜 우리에게 화풀이 하는지 모르겠다. 손님은 갑이고 항상 우리는 을이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일을 도와 드리면서 내 스스로 자영업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원래 시간이 갈수록 단단해져야 하는데 나는 그렇지 않은가 보다.
제발 부탁이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배려하면서 살면 좋겠다. 다 자신에게 그대로 돌아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