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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마음 하얀 마음. 1

하나뿐인 목걸이

by 함문평

1987.6.26, 전출 명령이 내려왔다. 후임 이시연 소위에게 인수인계를 했다. 용화사 소초 경계용 탄약과 BL탄약 다 이상 없고 수류탄 발수 맞고 마지막 대공 초소로 올라갔다.


분명 지난 전군 재물조사 700발 이상 없어 당연히 이상 없는 줄 알았다. 내가 세니 699발 후임 이 소위가 세어도 699발, 전령이 세어도 699 발이었다. 하는 수없이 분실 확인서 써 줄 테니 문제 되면 너는 책임 없고 전임 함 중위 책임이라고 확인서를 작성했다.


대공초소 캐리버 50 실탄 700발 중 1발 분실하였음을 확인 서명합니다. 1986. 6. 26.

군번 86-03727 중위 함문평성(서명)했다.


아울러 편지도 한 장 썼다.

대대 병기관 진형준 준위님에게


안녕하세요?


함 XX예비역 준위 조카 문평입니다.

떠나면서 소주 한잔 못하고 떠납니다.


제가 가는 곳이 서울이니 휴가 때 철원 가면서 서울서 소주 한잔하고 올라가세요.


떠나면서 한 가지 죄를 짓고 떠나는데 전 철저히 했는데 50 대공초소 700발이 전군재물조사도 이상 없었는데 오늘 후임에게 699로 인계하고

확인서 쓰고 갑니다.


나중에 서울서 만나 결과 알려주세요.


감히 그렇게 확인서 편지만 쓰고 떠난 것은 대대 병기관과 특별한 인연이 있었다.

작은 아버지가 6사단 병기관 시절에 병기병 일병이 휴가를 나와 미복귀 즉 탈영을 했다.

작은 아버지가 서울 지리를 모른다고 조카에게 동행을 요구해 써다.


겨울방학이라 특별히 할 일도 없는 상태라서 작은 아버지 부하 탈영병을 잡으러 전농동에 갔다.


지금은 전농동이 아파트 단지지만 그 시절은 논과 밭이 있고 농가가 어쩌다 보이는 촌이었다. 전농동에서 청량리역까지 당구장을 다 뒤졌다. 청량리역 근처 당구장에서 당구를 치는 진 일병을 잡았다. 작은 아버지와 진 일병 나 셋은 가까운 중국집에서 탕수육과 짜장면을 먹고 헤어졌다. 작은 아버지와 진 일병은 철원 6사단으로 복귀했고 난 흑석동 집으로 왔다.


그 시절은 탈영자에게 영창갈래 하사관 지원할래 해서 하사관을 지원했고 중사가 되고 작은 아버지 준위 퇴직 시기에 병기 준위 시험을 보고 합격했다. 작은 아버지는 은퇴하는 병기 준위 진 준위는 신임 준위였다.


세월이 흘러 학생이던 내가 소위가 되어 만났다. 함 소위가 함봉호 준위 조카임을 알아보고


"혹시 함자 봉자호 준위 조카 아니십니까?"


"예 맞습니다!"


"그러고 보니 작은 아버지 댁에서 뵌 듯합니다."


참 인연이란 묘한 것이다.

세월이 지나 그 문제의 한 발 범인 알게 되었다.

결혼하고 제주도 신혼여행 갔는데 거기서 내 소대원과 신혼부부를 만났다.


그도 나도 새신랑 난 칼 호텔 숙소 그 예비역 병장은 칼호텔 길 건너 호텔이었다. 서로 자기 부인 만난 사연 인사를 했다.


그러더니 아내 목걸이를 손으로 만지면서 자초지종 이야기를 했다. 군대 입대 전에 아가씨를 사귀었는데 비싼 귀금속으로 예물을 하면 경제사정이 어려워지면 패물을 팔게 된다고 애인에게 군대서 제대할 때 몰래 탄약을 반출해서 탄피로 반지를 만들고 탄두로 목걸이를 해준다고 하고 입대하고 전역할 때 실제로 한 발을 가지고 나왔다고 했다.


"소대장님! 이실직고하겠습니다."


"뭘?"


"소대장님 용화사 떠날 때 대공초소 문제없었습니까?"


"말도 마라 700발 중 699 발이라고 대대 병기관 닦달하지 기무 반장 중사 새끼 지랄하지 중대장은 함 중위 한 발 어디 팔아먹었어? 닦달하지. 죽다 살았다."


"헤헤 죄송합니다."


"애인 목걸이 해주느라 하나 뺐습니다."


"정말 어떻게 그리 예쁜 목걸이와 반지를 만들었나?"


50 탄피와 탄두 한 발이 그렇게 예술품이 될 수 있음을 제주도서 알았다.


그 예쁜 목걸이를 본 아내가 자기도 그런 목걸이를 해달라기에 <군용물 유출죄>를 현역 대위가 저지르면 나라 망한다고 했다.


정말 캐리버 50 탄피 잘 절단하면 예쁜 반지 되고 실탄 탄두 화약 제거 후 가운데 천공하면 최고의 목걸이 페넌트 된다. 그렇다고 따라 하면 안 됩니다.


군용 물절도 죄는 일반 절도보다 형량이 무겁습니다. 이 글은 공소시효가 지났으니 쓴 것이지 신혼여행지서는 그와 나 둘만의 비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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