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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마음 하얀 마음 2

군대 음어왕 만들기

by 함문평

1986년 소대장을 전입을 가니 다른 소대장은 중위고 나 혼자 소위였다.


음어 대회는 소위 소대장 전령이 하는 것이라고 해서 예. 하겠습니다. 대답을 했다.


중대 비밀 보관소에서 음어판을 2개 대출해서 하나는 전령 주고 하나는 내가 사용했다.


음어 원리는 숫자를 글로 바꾸고 글을 숫자로 바꾸는 것이라 실수 안 하느냐? 싸움이지 잘하는 싸움이 아니라고 이해시켰다. 그리고 전쟁에서 무기는 M16이지만 음어 대회 무기는 음어다. 음어 자유자재로 다루려면 구구단 외듯 외우는 것이 상책이다.


너 혼자 외우라고 하면 잘 안 외워진다. 나랑 같이 외우고 1:1로 한 번은 소대장이 한 번은 전령이 문제를 내기로 했다.


음어판 외우고 나서는 아침 인사도 충성! 을 음어로 하게 했고 나도 그가 331 164. 124 865. 488이 충성!이라면 나는 그래. 177. 388. 160. 536 등으로 답을 했다.


애국가 가사를 백지에 음어로 쓰게 하고 나도 음어로 써서 교환 채점을 했다. 마지막으로 특수문자 ) ( % # 등을 시험문제로 내고 서로 채점을 했다.


사단 대회에서 타부대는 대부분 병장이 선수로 왔는데 나의 전령은 일병으로 사단 1등을 했다.


세월이 흘렀다.

전령은 전역해서 국가공무원이 되었다. 정보통신부 주파수 담당 6급 주사였다.


2000년에 가납리 비행장 무인항공중대장을 하다가 비행체 하나를 떨어뜨렸다.


문제는 우리 조종사는 베테랑급이었고 수배번의 비행에 실수한 적이 없는데 비행체를 비행장 기지 안에 끌어들이지 못하고 담장 밖 논바닥에 추락했다.


전파간섭이 의심되었고 비행기록을 분석해야 정확한 원인규명이 되는데 비행분석은 자료를 이스라엘에 보내야 했다.


육군본부에서 정보통신부에 공문 보낸 후 두 달이 지난 어느 날 정보통신부 주파수 검열단이 가납리 비행장에 왔다. 일행을 중대장실로 모셔서 주파수 애로사항을 브리핑행다. 검열단장은 서기관이고 종합하는 분은 사무관 나머지 6급 주사들이 담당실무자였는데 그중 한 명이 중대장님 혹시 17사에서 소대장 하셨나요? 하고 물었다. 에 대답을 하고 보니 전령하면서 사단 음어 대회 1등 했던 그였다.


그는 이렇게 만난 것도 반갑지만 소대장님이 음어판 외우라고 할 때는 고역이었는데 그 음어 1등 표창장을 사본으로 첨부해 정보통신부 공무원이 되었다고 했다. 현장 조사 다니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이고 사무관 승진 발표자라 정보통신부 내근 근무자가 되면 주파수 체크 장비 들고 현장 다닐 수 없고 결재판만 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 덕분에 가납리 비행장에 뜨고 내리는 공군 수송기에서 각종헬기 무인항공기에서 사용하는 주파수를 외부 간섭 못하게 넉넉한 할당을 받았다.


세월이 지나 아들이 군대에 갔다. 주특기가 통신이라고 해서 음어판을 이병 때 외워두면 편할 거라고 알려주었다.


아들은 이병 신분으로 사단 음어대회 1등을 하였고 전역하여 이력서에 음어 사단장 표창을 파일로 첨부하여 순발력이 필요한 게임회사에 취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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