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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마음 하얀 마음 2

나의 장모와 북한에 있는 처이모

by 함문평 Jul 24. 2023

나는 솔직히 아내가 나를 찜한 것이 아니라 장모가 간성 XX사단 불곰대대 9 중대장실에서 나의 얼룩무늬 군복에 선명한 대위 장교 계급장이 멋있다고 선 안 본다는 딸을 강제로 르망에 태워 서울서 진부령을 넘어왔다.


  1990.4. 어느 일요일 간성우체국 빨강 우체통 앞에서 나를 픽업해 속초 초우라는 레스토랑에서 간단한 면담을 하고 그날부로 딴맘 먹지 못 하게 금반지를 만들어 꼼짝 못 하게 끼워주셨다.


   장모님은 여러 가지 질문을 했다.

부모님 계시냐?

형제는 몇이냐?

 시골의 재산은 어느 정도 되냐?


다 대답을 하였으나 대위 월급이 얼마냐는 질문에 그것은 국가 2급 비밀이라 말씀드릴 수 없다고 했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장모는 고향이 제주도였고 오빠나 남동생이 공부를 잘해도 그놈의 연좌제 때문에 장교도 공무원도 못하셨단다.


  그래서 장교 사위 얻었다고 제주도에 온천지 소문을 다 내셨다.

  이제 눈물의 세월이 지나 북에 계신 언니를 만났다.


처음 여자를 만나던 날 장모가 속초 번화가에 일요일이라 문 닫은 금은방 셔터 위 간판 전화번호 보고 전화를 걸어 반지를 해주셨다.


   그걸 본 주인집 아주머니가 총각 대위가 너무 순진하니 초장에 옭아매는 거라고 다음 주 여자와 부모님이 간성에 오시면 사단 복지회관 잡지 말고 주인집에서 대접할 테니 집으로 데리고 오라고 했다.


  금수리 주인아주머니는 서울 아가씨가 어디 시집갈 곳이 없어 간성 촌에 그것도 군인이라 이사를 수없이 가는 곳에 시집오겠냐? 틀림없이 어디 모자라거나 시집가서 한번 실패한 여자인지 모르니 검증차원에서 데리고 오라고 했다.


   금수리 주인집에서 다음 주 일요일 일직사령을 23기 선배에게 부탁해 바꾸고 주인집에서 주인아저씨  장인 나 장모님 주인아주머니 대작 결과 주인댁에서 합격 판정을 받았다.


   그다음은 바꾸었던 일직을 서고 다음 주 휴가를 내서 횡성군 강림면 부모님께 인사를 했다.


  세월이 흘러. 금강산에서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에 장모니은 북의 언니를 만났다. 돌아가시기 전에 다시 만날 날이 있을까?

장모의 언니는 제주 4.3 사태가 일어나자 밀항으로 목포로 가서 육로로 지리산으로 갔다.

주특기가 통신스였다.

무전기 다른 법 야전에서 송수신이 안될 경우는 전문을 외워서 상급부대에 보고하고 외워서 하급제대에 전달하기도 했다.


제일 큰언니가 빨치산으로 월북을 해서 장모의 오빠와 남동생은 제주에서 수재 소리를 들었으나 육군사관학교 진학도 공무원이 되기도 어려웠다.


장모는 그래서 국가보안법이 무서워서 언니가 빨치산인데 당신의 딸과 결혼하면 대위에서 소령 진급에 안 되면 어떻게 할 거냐? 물었다.


 그런 걱정 마시라고 했다.


남북 분단으로 전쟁은 전쟁이고 남과 북이 통일을 원한다면 연좌제는 철폐해야 하고 점진적으로 국가보안법도 개정하고 통일 직전에는 없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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