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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뎐. 23

위장전학

by 함문평 Jun 02. 2024

할아버지는 미아리 전투에서 인민군 포로가 되었다.

포로였는데 하도 배가 고파 의용군지원서를 썼다.

손자니까 지 할아버지를 미화한다고 하겠지만 서당에서 사서삼경을 암송하고 운곡 원천석이 이방원 어린 시절 인의예지신이 동대문과 남대문 사이 종로통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의예지신 오상이 일이관지 한다고 가르친 것을 아는 분이라 조부의 진심을 믿는다.


 송호성이나 안재홍처럼 출세를 위해 변절한 것이 아니라 단지 포로보다 먹는 것에 부실을 면해보자고 포로에서 의용군이 되었다.


그걸 횡성군 청일면사무소에서 의용군 복역자라고 호적에 빨강 줄을 그었다.

그로 인해 할아버지의 아들이자 나의 아버지는 청일초등학교, 갑천중학교, 원주고등학교를 일등으로 졸업하고 육군사관학교에 합격했으나 신원조회에서 떨어졌다.


  서울대학교에도 떨어졌다. 후기대 시험을 보라는 것을 거부하고 군대입대했다. 월남전 참전지원을 했다. 월남전 마치고 귀국을 했다. 월남전은 맹호부대였으나 재배치받은 것은 초산부대였다. 압록강 물을 수통에 담아 이승만 대통령에 보냈다는 그 부대가 철원에 있는 있어 철원이 제2고향이 되었다.


7월 27일 휴전이 되었다.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풀려나 횡성에서 농사를 지었다. 농사를 지으면서도 자식 교육에 대해 남다른 집념이 있었다.

  촌에서 공부 잘해봐야 도시에 가면 중간도 힘들다고 초등학교 6학년 때 서울로 위장전학했다. 횡성서 1등 하던 촌놈이 서울 ㅇㅇ 초등학교에서는 첫 시험이 77명 중 35등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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