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콩아 좀 조용히 말해줄래..? ㅠㅠ
콩콩이와 단둘이 여행은 힘들어..
4살짜리 콩콩이와 추석 연휴 동안 단둘이 나의 외할머니가 있는 제주도로 떠난 적이 있다. 그 당시 콩콩이는 기저귀를 뗀 지 얼마 되지 않아 주기별로 화장실을 데리고 가야 했다. 화장실을 주기적으로 가는 것과 볼일을 잘 볼 수 있게 도와주는 일은 그리 어렵지는 않으나, 문제가 하나 있었다.
바로 내가 화장실을 가고 싶을 때이다.
여아인 콩콩이를 데리고 우선 남자 화장실에 들어가 칸막이가 있는 좌변기로 갔다. 그리고 콩콩이의 볼일을 우선 해결하고, 이제 내 차례가 됐다. 시원하게 앉아서 해결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콩콩이가 말했다.
“아빠, 남자는 서서 해야지, 남자는 서서 해야 돼!!”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통에 당황해서 조용히 하라는 손짓을 하며 말했다.
“콩콩아.. 알겠어. 근데 좀 조용히 말해줄래...ㅠㅠ ”
자기 의견을 아주 자신있게 말해준 콩콩이 덕분에 나는 너무 부끄러웠지만 그래도 들은 사람이 별로 없었을 것이라 믿으며, 얼른 마무리하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다음 주기가 돌아왔다. 많은 고민을 했다.
‘일단 좌변기에서 콩콩이 볼일부터 해결하고 나는 소변기에서 해결해 보자.’
‘그래도 사람이 많은데 콩콩이가 서 있으면 좀 그러니까 사람이 최대한 없는 화장실로 가자’
‘그래 저번에는 부끄러웠지만 한 번 겪어봤으니, 두 번은 겪지 않으리라!!’
두세 군데 화장실을 돌아본 뒤 그나마 사람이 적은 곳에 들어갔다. 그리고 콩콩이 볼일을 보게 하고 칸막이 밖으로 나왔다. 소변기에서 조마조마하며 나의 볼일을 보고 있는데, 이번에는 콩콩이가 옆에 있는 아저씨가 신기한지 계속 보고 있었다. 너무 민망했다. 궁금한 건 어쩔 수 없는데, 대놓고는 안 봤으면 좋았을 것을.
제주도에서 돌아오는 날. 나는 출발 몇 시간 전부터 물 한 모금 안 먹었다. 그리고 콩콩이를 위한 화장실은 갔지만 난 볼일을 보지 않았다. 얼마나 힘들던지, 콩콩이가 더 크기 전까지는 단둘이 어디 안 가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빨리 콩콩이와 단둘이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겼다. 콩콩이가 다니는 어린이집 방학이다. 나의 소중한 연차를 쓰고 콩콩이와 놀러 가게 됐다.
바로 내일이다. 과연 5살 콩콩이는 4살 콩콩이와는 달라져 있을까? 아빠의 마음을 좀 편하게 해 줄 수 있을까? 내일 콩콩이와 단둘이 함께하는 시간이 기대되면서도 걱정이 엄청 많이 된다..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