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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욱 May 12. 2024

네이버-라인 경영권분쟁, 독도는 안전할까?

일본과는 가위바위보 게임에서도 질 수 없는 이유

최근 언론을 도배하는 핫이슈는 라인(LINE) 사태이다. 국내 최대 인터넷 포털업체 '네이버'가 개발하여 일본국민 90% 이상이 사용하는 글로벌메신저 '라인'을 둘러싸고 한국과 일본 간 불꽃뒤는 경영전쟁, 기술전쟁이 감지되고 있다.


언론보도를 인용하면 2011년 네이버(NHN재팬)가 최초로 메신저 앱 '라인'을 개발하여 보급하였고, '라인'의 운영은 한국 토종기업 네이버와 일본 기업 라인야후가 각각 50%씩 공동 출자하여 'A홀딩스'라는 법인을 설립하였으며, A홀딩스가 '라인' 주식의 64%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 지배구조이다. 공동출자자인 네이버는 기술개발과 클라우드 시스템을 통한 데이터 위탁관리를, 일본의 운영사인 라인야후는 라인의 홍보, 활용, 세계화 전략 등을 담당하고 있다.


그런데 2023년 11월 '라인' 운영사인 라인야후에서 약 51만 건의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발생하였고, 라인야후는 데이터 위탁관리 업체인 네이버의 과실을 문제 삼으며 네이버의 공동경영권을 박탈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일본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반민족주의 프레임을 덧씌우며 일본정부 총무성을 등에 없고 대외 여론전을 펼치고 있으며, 일본의 최대 IT기업 소프트뱅크로 하여금 네이버가 현재 50% 보유한 '라인' 주식을 일본기업이 매입하고, 한국인 임원진 교체 등 네이버를 경영권에서 배제함으로 네이버가 최초개발하여 전 세계에 보급한 '라인'을 일본의 앱으로 인수합병하는 전략을 가감 없이 드러내고 있다.


이 사건 이전에도 글로벌 빅테크기업인 페이스북에서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발생하였지만 일본이 해당기업을 대상으로 과태료부과 및 재발방지 조치 등과 비교하면 금번 네이버에 대한 일본의 대응조치가 과도하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일본의 움직임이 무슨 의미를 담고 있는지 충분히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즉, 일본은 중앙정부와 일본의 IT기업 소프트뱅크, 앱 운영사인 라인 야후가 동일한 목적으로 긴밀하게 협력하여 공동전선을 구축함으로 한국기업 네이버를 상대로 기술침략전쟁에 참전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일본의 치밀하고 은밀한 계획 속에 펼쳐지는 한-일 양국 첨단 IT 기업의 기술전쟁에서 한국의 대응상황은 어떠한가? 주무부처인 과학기술부는 기업의 문제인 만큼 네이버의 판단을 존중하겠다며 신중한 대응태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네이버는 일본에 대한 반국민적 정서, 기업의 이익(매각대금, 세계화 전략 등)을 비교분석하며 적정하고 합리적인 해결책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형으로 보면 일본은 총공세를 준비하는 빈면, 한국의 중앙정부는 반국민적 정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 네이버는 막대한 매각대금 확보라는 기업의 이윤을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등 국민적 정서와 기업의 이윤이라는 딜레마 속에서 대한민국 차원의 일관되고 체계화된 대응전략이 보이지 않는다. 자칫 어물쩡거리다 '라인'이 일본으로 넘어가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는 형국이다.


현재의 상황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일본은 2018년 일제강점기 강제징용에 대한 한국 대법원의 배상판결로 2019년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에 필요한 핵심소재의 한국 수출을 제한하는 '수출규제(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를  시행함으로 국내 기업이 상당한 피해를 본 기억이 또렷하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일관계가 우호적으로 발전하면서 2023년 7월 일본의 수출규제조치 이후 4년 만에 화이트리스트에 한국이 재지정되는 등 일본은 경제문제를 정치와 안보 등 국가의 핵심이익과 줄타기하듯 연계하여 선택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자유무역주의 등 글로벌 세계화를 지향하며 WTO, FTA 등 국제기구의 영향력이 크던 종전의 경제질서는 현재 자국의 이익을 강조하는 보호무역주의 강화 및 G7, ASEAN, EU 등  블록경제로 전환되고 있다. AI(인공지능), 반도체, 로봇, 바이오, 첨단모빌리티, ICT 등 첨단기술의 개발과 활용은 국가의 존립과 미래의 세계질서에서 국가적 영향력을 좌우하는 지렛대로서 작용할 것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현재 글로벌메신저 앱 '라인'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논쟁은 개발자 네이버와 운영사 라인야후의 주식 지배구조 변경 등 1차원적 차원에서 접근할 것이 아니라 기술주권, 안보주권, 종국적으로는 영토주권까지도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중차대한 사안임을 한국의 중앙정부 관계자는 물론 모든 국민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


현재 '라인' 경영권 분쟁을 보며 갑자기 독도가 떠오른다. 일본은 현재의 '라인' 사태처럼 독도영유권을 주장하기 위한 국가적 논리를 정부와 기업, 대학이 일본 어디에선가 은밀하게 개발하고 있을지 모른다. 언제까지 일본은 공격하고 한국은 그때마다 대응해야 하는가? 이제는 환골탈태한 새로운 대한민국을 보여줄 때이다. "독도는 우리 땅이다"라고 무조건 외치는 것보다는 논리적 대응이 더욱 중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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