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복아 Dec 06. 2023

야 너도 초보운전 탈출 할 수 있어

 겁이 많은 성향 덕분에 도로주행에서 한번 불합격, 다시 연수 후 29세 한여름에 '운전면허증'을 딸 수 있었다. 면허증을 따게 된 이유는 우연히 '모닝'이라는 중고차로 운전을 연습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게 되었다. 그래서 보통은 수능 끝나고 면허증을 딴 후 '장롱면허'로 고이 간직하기 마련인데... 나는 운 좋게 바로 운전을 할 수 있었다. 심지어 내가 근무한 학교는 여수에서 운전하기 가장 어려운 '여서동'이라는 곳이었다. 출퇴근길에 가장 복잡하고, 로터리와 일방통행이라는 도로도 많았다. 여수에서 가장 힘든 곳부터 매일 출퇴근을 하면서 나의 초보운전 탈출기는 시작되었다.


 어느 날 학교에서 교감선생님께서 나에게 물으셨다.

“복아선생님은 왜 이렇게 학교에 빨리 오나요?!”

“저 주차를 해야 하는데 늦게 오면 다른 선생님께 피해를 주기도 하고, 주차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서요!”

“운전한 지 어느 정도 되었죠?!”

“저 이제 한 달이요...”

“(웃으시며 농담을) 그럼 제가 발렛파킹 해드릴게요!”

“앗... 저야 그러면 감사한데요 “


그리고 어느 날은 평상시보다 10분 정도 늦게 왔는데 내가 예상했던 대로 다른 선생님들이 많이 와서 주차를 하고 있는데 그날따라 주차가 안 되는 것이다. 계속 기다리던 선생님은 본인 차를 주차하고 당황해하던 나를 지켜보더니 대신 주차를 해줬던 에피소드도 있었다.


초보운전의 탈출 방법은 “매일 많이 하는 것”이다. 나란 사람은 운전을 거리가 아닌 시간으로 배웠었다. 30분이 익숙해지면 그다음은 1시간, 2시간, 3시간, 장거리운전식으로 많이 하다 보니 “운전은 감이 많이 작용한다 “의 뜻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최강강강강 겁쟁이에서 어엿한 6년 차 드라이버가 되었다. 그리고 이건 종교가 있는 분이라면 하면 좋은데 이 시기에 소울메이트 또한 운전을 하고 있었다. 이 친구는 운전을 하기 전에 간단하게라도 기도를 한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오늘 안전 운전하게 해 주세요. 사고안나게 해주세요.”라고 말이다. 이 기도를 하니 마음도 편해지고, 무사고의 경력을 유지하며 베스트드라이버로 운전을 하고 다니고 있었다. (그래서 나도 따라 했었다. 차 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아서 시동을 걸고 출발하기 전 한 줄짜리 기도를 주저리 속으로 또는 말로 뱉는다.)


 그리고 하나 더 팁을 드리자면, 운전연습을 할 때 조수석에 운전에 무지한(?) 사람을 태우고 연습하는 것도 심적으로는 마음이 든든하기도 하다.(운전 잘하는 사람이 옆에 있으면 주눅 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초보운전을 연습할 때 돌발행동을 하면 상대방의 쓴소리가 더 쫄보로 만들기도 했다.)


 다음화에서는 모닝(경차)에서 싼타페를 몰게 된 에피소드를 들려드리겠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