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는 것을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성향 덕분에 마치 날개가 달린 사람처럼 운전의 장점에 빠져 살았었다. 겁이 많지만, '도전'을 좋아해서 그런지 점점 운전을 해서 갈 수 있는 장소들이 늘어나면서 자기 효능감 또한 높아져만 갔었다. 혼자 주차하다가 주차장 벽기둥에 박아서 수리를 한 경험도 2-3번 있었다. 이때 문득 드는 생각은 "그래! 벤츠와 같은 외제차 안 박은 게 어디야~"로 자기 합리화해 가며 운전은 계속되었다.
이런 사고가 났을 때 보험으로 처리하면 보험료가 할증되었다. 이때 내 돈으로 처리하면 마음이 쓰라렸지만(뭔가 생돈이 휘리릭 나간 느낌이랄까?), 정말 다행스럽게 이렇게 긁혔을 때 나의 반응이 이랬다.
"다시는 운전 안 할 거야!"라는 말 대신에 "더 큰 사고 안 난 게 어디야. 더 조심히 운전하자!. 그리고 차가 제 역할을 했네!" 이러면서 나를 격려했었다. '운전'은 기능영역이어서 몸으로 느끼면서 습득이 되어야 실력이 나아질 수 있다. '매일'하는 것이 장롱에 고이 운전면허증을 모셔두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단 사고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야 운전에 대한 자신감이 받쳐줘서 어느 지역이든지 운전을 할 수 있다.
쫄보인 나에게도 '드라이브하는 것'이 어느덧 취미가 되었다. 여수에 살았기 때문에 '해안도로'를 따라 드라이브하는 것을 즐겼다. 이때 내가 좋아하는 플레이리스트를 맥스로 틀고 달리는 그 느낌은 해 본 자만이 알 수 있다. 그리고 혼자 드라이브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내가 애정하는 사람과 함께 그 순간을 함께 누릴 수 있다는 게 정말 행복했었다. '운전'을 통해 '나'도 생각하고 '남'도 위해 줄 수 있어서 '안전한 차'를 운전하고 싶은 욕심 또한 생겨났다.
운전을 통해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기도 했다. 하나는 멀리 보는 시야를 배웠다. 운전에서 중요한 것은 나의 시선이 멀리 봐야 한다. 인생을 살다 보면, 불행한 일이 있다. 하지만 불행의 순간을 아파하되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 그리고 '시간은 흐를 거고 좋을 때도 있을 거다 나쁠 때만 있는 게 아니니까!'라는 믿음으로 인생을 멀리 보는 시야를 얻었다. 다른 하나는 목적지를 향해 갈 때 다른 방향의 길로 빠져도 다양한 길이 있음을 배웠다. 운전을 하다 보면 내비게이션을 잘못 보는 경우도 있고, 순간 다른 생각을 하다가 놓치는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다 보면 결국 목적지에 도착하게 되어 있음을 말이다.
'운전'을 하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크지만 그에 따라오는 이점들도 충분히 많았다. 그래서 나란 사람은 '운전'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한 사람이기도 하다. 20대 후반에 했던 꽤 괜찮은 선택 중의 하나로도 꼽을 수 있을 정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