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생과 미발생 영문법원리 강의록
타동(他動)이란 한자가 의미하는 말 그대로 어떤 대상(O)을 움직이게 하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대상(O)에 대하여 타격을 가하거나 움직이게 하는 것 등, 물리적인 힘도 타동적이지만 감동을 주어 눈물을 흘리게 하거나 사랑하는 감정도 상대방 즉 대상을 움직이게 하는 타동적인 힘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대상, 즉 목적어(O)를 움직이게 하는 타동의 힘을 가진 동사를 타동사라고 하며 당연히 목적어를 취하는 동사이다. 우리말과 유사하다 해서 ‘I love’ (사랑해)라고 하는 것은 올바른 문장이 아니다. 타동사라면 목적어(O)가 있어야 올바른 문장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I love+대상]처럼 love는 대상, 즉 목적어(O)가 필요한 타동사로서 [I love you.], [I love her.]와 같이 목적어가 수반되어야 옳은 문장이 된다. 사랑을 혼자서 할 수 있나요? 짝사랑도 ‘그대’가 있어야 가능한 것 아닌가?
►‘그가 죽였다.’라는 동작을 발생시켰다면 파리 한 마리라도 죽어야 의미가 성립된다. kill이라는 동작은 어떤 대상에게 영향을 주는 타동적인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He killed]처럼 [주어+동사]만으로는 의미가 성립되지 않는다. a fly이든 a dog이든 반드시 영향을 받은 대상(O)이 있어야 하는 동사이다.
능동태 문장이란 위 문장처럼 동사를 실행한 행위자를 화제의 중심(S)으로 보는 표현이다.
이번에는 관점을 바꿔보자. 행위자가 아니라 동작의 영향을 받은 대상을 화제의 중심으로 보는 경우를 살펴보자. 즉, 주어가 능동적으로 실행한 타동적 힘을 받은 대상, 즉 목적어의 입장에서 보면 어떨까?
주어는 능동적으로 타동적인 힘을 어떤 대상을 향하여 실행한 것이지만 그 대상(O)의 관점에서 보면 동작을 받는 수동적 입장이 된다. 이 수동적 입장이 되는 목적어(O)를 강조하고자 하는 경우 주어자리에 오게 하는데 이것을 수동태 문장이라고 한다. 능동적 의미의 V는 수동적이 되어 [V-en]으로 전환된다. 여기에서 알 수 있는 사실은 동작의 영향을 받은 대상이 있는 경우에 수동태 문장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동작의 완료를 의미하는 완료동형용사 killed by me와 동작을 받는 주어 A dog를 연결동사인 be동사가 연결을 해주고 있는 모습이다.
수동태란 동작을 받는 대상(O)을 강조하여 화제의 중심자리인 주어자리(S)에 오게 하는 어법이다.
☞그런데 과연 목적어를 가진 타동사라고 해서 모두 다 수동태 문장이 가능할까?
타동적인 힘도 힘 나름이다. 목적어를 갖는 모든 타동사가 모두 다 똑같은 타동적인 힘을 발휘한다고 볼 수는 없다. [제9강 타동성의 강약 참조]
☞ 타동적인 힘이 아주 미약하거나, 아예 없는 경우에는 수동태 문장으로 전환될 수가 없다.
►resemble는 그녀가 실행한 동작이 아니다. 그러므로 her mother는 어떤 형태의 타동적인 영향도 받지 않는다. 당연히 her mother는 동작을 받는 수동적 입장이 아니므로 수동태 문장으로 전환되지 않는다. 즉, 타동적인 힘이 아주 미약하거나, 아예 없는 경우에는 수동태 문장으로 전환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능동태 문장을 언어적인 상황을 배제한 채 공식처럼 수동태 문장으로 전환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동작의 주체인 행위자를 강조하고자 할 때는 행위자를 주어로 하는 능동태 문장을 쓰고, 행위자가 실행한 동작의 영향을 받은 목적어를 강조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그 목적어를 주어자리에 오게 하는 수동태 문장을 사용한다.
☞ 능동태와 수동태는 화제의 중심이 서로 다른 표현이다.
우리말에서는 수동태 문장을 별로 사용하지 않지만 영어에서는 능동태와 마찬가지로 수동태 문형이 일반적으로 사용된다. 그래서 영어식으로 수동태 문장을 번역하다 보면 우리말에 맞지 않아 어색한 표현이 종종 나오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말의 쓰임새에 맞게 능동형으로 번역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 때가 많다.
또한 능동태 문장을 기계적으로 수동태 문장으로 바꾸는 것은 단지 기술적인 문제일 뿐 실생활에서는 별로 유용한 학습 방법이 아니다.
능동태 문장이 쓰이는 상황과 수동태 문장이 사용되는 상황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능동태 문장이 수동태 문장으로 올바르게 전환되었다고 해서 그 문장이 동일한 상황에서 동일한 의미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위의 2가지 질문과 그 질문에 주어진 대답은 객관적인 상황이 동일하다. 그러나 질문자의 관점은 전혀 다르다. 화제의 중심이 A는 the dog이고, B는 the truck이다. A-(a)에서 화자는 이미 the dog가 무언가에 치인 상황을 알고 있는 경우이다(구정보). 또 마찬가지로 B-(a)에서 화자는 the truck이 뭔가를 들이받은 사실은 알고 있으나(구정보), 그것이 무엇인지를 모르고 있는 경우이다(신정보).
영어에서는 이미 알고 있는 사실(구정보), 즉 화제의 중심이 주어자리에 오고 새로운 정보(신정보)는 뒤의 서술어 부분에 오게 된다.
‘발생은 사실과 가정을 나타내고, 미발생은 생각과 추측을 나타낸다.’ 이 책에서 저자는 독특한 시각으로 영문법을 분석한다. 특히 동사 활용에 대한 남다른 해석이 주목할 만하다.
동사, 부정사, 동명사, 동형용사, 시제, 가정법, 조동사….
영어를 공부한 사람이라면 이런 용어를 너무나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저 기호의 조합으로 무작정 외웠던 것들이 어떻게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는지 그 맥을 짚어준다. 영어 공부를 하면서 ‘왜’라고 의문을 가져보았음 직한 궁금증에 대해 설득력 있는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영문법의 원리를 터득하고, 개념 정리를 하고, 영어의 골격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되는 학습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