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동물원킨트 Jun 07. 2024

탕수육과 감자튀김

바람둥이의 사랑 강의

진희와 민우가 카운터 앞 테이블에 앉아 있다. 식당 안은 조용하고 분위기가 차분하다.)


진희: (손에 젓가락을 들고) 어때요, 이 탕수육? 진짜 맛있죠?


민우: (탕수육을 입에 넣으며) 정말 맛있어. 이 탕수육은 너무 좋아. 이런 거 좋아하는 게 내 첫사랑이야.


진희: (궁금한 눈빛으로) 너 첫사랑이 뭔데?


민우: (입가에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바로 탕수육이지. 난 여태까지 진짜 사랑을 못 해봤거든.


진희: (놀라며) 진짜? 그럼 너, 사랑이 뭔지도 몰라?


민우: (고개를 가볍게 저으며) 사랑이란, 너무나 간단하고 너무나 복잡한 것이야.


진희: (이해가 안 가는 표정으로) 간단하면서 복잡하다고요?


민우: 맞아. 간단한 게 있지. 예를 들어, 탕수육을 먹고 싶어 하는 거야. 이게 간단한 사랑이야. 그런데 그게 만족스럽지 않아.


진희: (이해하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지. 만족스럽지 않은 이유가 뭐야?


민우: (손을 흔들며) 아니, 탕수육을 한 그릇만 먹어서 그런 게 아니라고. 사랑은 탕수육 한 그릇으로는 설명할 수 없어. 그거보다 더 복잡하고 깊어.


진희: (고개를 기웃거리며) 음… 그럼 사랑은 뭐야?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줄래?


민우: (손을 바닥 위로 올려) 알았어. 그럼 들어봐. 사랑은 뭐냐면, 첫째로는... (자세히 설명하려다가 갑자기 어색해지며) 에이, 이런 건 말로 설명할 게 아니라 느껴봐야 알아.


진희: (이해 못 하는 듯이) 느껴봐야 알아?


민우: (깊은 숨을 한 번 쉬며) 그래, 느껴봐야 알아. 사랑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거야. 예를 들어보자면...


(진희는 궁금한 눈빛으로 민우를 쳐다본다.)


진희: (호기심 가득) 그럼, 예를 들어봐. 어떻게 느껴야 사랑을 알게 되는 거야?


민우: (가볍게 웃으며) 좋아. 예를 들어, 네가 탕수육을 먹고 싶다는 거야. 그런데 그게 탕수육이 아니라, 감자튀김을 먹고 싶다는 거야. 그럴 때, 그 감자튀김이란 걸 느껴보는 거야.


진희: (잠시 생각하다가) 그런데 그게 사랑이라고?


민우: (눈을 반짝이며) 맞아. 사랑은 때로는 너무나 뜬금없는 감자튀김 같은 걸 찾게 돼. 그리고 그게 바로 사랑이야. 이해가 되니?


진희: (이해하고 나서) 그래. 그러면 사랑은 감자튀김이랑 비슷한 거네. 뜬금없는데 먹고 싶어지는 그런 거?


민우: (고개를 끄덕이며) 딱 그래. 그게 바로 사랑의 매력이야.


진희: (만족한 듯이) 알았어. 그러면 난 이제 사랑을 이해했어!


민우: (애교 있게) 그래? 그럼 우리 다음에 데이트할 때, 감자튀김을 먹어볼래?


진희: (큰 소리로 웃으며) 좋아! 그럼 그날은 감자튀김 사랑에 빠져볼까 해!


(둘 다 크게 웃으면서 서로의 눈을 보며 환한 미소를 띤다.)

이전 19화 인류 마지막 날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