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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메리 Apr 29. 2024

회사 생활 최대 실수 - 드론 부쉈다

M세대 메리의 찌질한 실패 이야기

  안동 시굴조사 현장에 투입되어 일했다. 일을 거의 마칠 때쯤 드론으로 사진 촬영할 일이 있어 사무실 컨테이너* 안에 있다가 밖으로 나갔다. 컨테이너 근처에서 드론 전원을 켜서 날렸는데 드론이 위로 뜨다가 컨테이너에 부딪히더니 땅으로 고꾸라졌다. 고꾸라진 드론은 다시 일어나지 못하고 헛바퀴를 돌며 굉음(轟音)을 냈다. 부장님과 다른 연구원쌤이 소리를 듣고 놀라 뛰쳐나왔다.


*큰 발굴 현장에 나가게 되면 몇 달간 일해야 하기에 컨테이너를 설치해 사무실, 유물 수장고로 사용한다.


  장애물이 없는 곳으로 더 멀리 나가서 날렸어야 했는데 무심결에 컨테이너 근처에서 날렸다가 드론을 박살 냈다! 다른 연구원 다닐 때 현장에서의 드론 사고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어떤 쌤은 드론 날개를 부러뜨렸고 어떤 쌤은 드론이 군부대로 날아가서 영영 찾았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그 얘기를 들었을 때는 웃픈(?) 해프닝 정도로 생각하고 나는 그런 사고를 칠 일이 없을 줄 알았다.

  어쨌든 드론 수리비로 100만 원이 넘게 나왔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런데 아무도 뭐라 하지 않았고 눈치를 주기는커녕 그러려니 넘어가 주었다... 돌이켜보니 어쩌면 화가 났음에도 참고 넘어가 주신 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감사합니다...

  이직하면서 자연스레 연락이 끊기거나 손절한 사람들이 많다. 회사를 그만두고 공무원 시험 장수생으로 지내며 사람들과의 관계를 단절하고 지낸 기간도 길었다. 그런데도 계속 연락하고 지내고 싶은 사람들이 마지막에 다녔던 연구원 원장님과 직원들이다. 그분들에게 나는 스쳐 지나간 직원들 중 한 명일지도 모르지만!


드론으로 찍은 석실묘(굴식 돌방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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