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4. 7.
오노상이 운영하는 셰어하우스인 ‘오노하우스’에 유엔 식구들 몇 명이서 같이 놀러 가기로 했다. 다 같이 자전거로 이동하려는데 나를 포함한 외국인 몇 명은 자전거가 없었다. 일본에서 자전거 뒤에 사람을 태우는 것은 불법이긴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자전거 있는 사람들이 등 뒤에 자전거 없는 사람들을 한 명씩 태우고 갔다. 나는 오노상 등 뒤에 탔다.
자전거 뒤에 탄 채로 휙휙 지나가는 오사카의 밤거리, 육교, 신호등이 있는 기찻길, 흩날리는 벚꽃들을 보며 감탄했다. 오노하우스에 도착할 무렵 오노상이 말을 걸었다. 오노상이 나보다 나이가 열 살 정도 많기 때문에 나에게 반말을 하는데, 사뭇 진지하게 존댓말로 물었다.
“워킹 홀리데이의 콘셉트가 무엇입니까?”
“고고학입니다.”
아직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는 상황에서 왜 그런 민망한 대답이 저절로 나왔는지 모르겠다!